세계일보(오는 25일 정희택 신임 사장 취임)를 시작으로 국민일보 서울신문 연합뉴스(이상 3월), 경향신문 CBS(이상 6월) 등도 잇달아 경영진 교체기를 맞는다. KBS 역시 리더십 변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대부분 주어진 임기 종료에 따라 연임 혹은 리더십 교체 등의 변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이전과 다른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언론사에서도 ‘사내 민주화’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요구에 따른 변화상은 MBC 경영진을 선임하는 과정 등에서 드러났다. MBC는 지난달 1일 신임 사장을 선발하는 과정 중 일부를 생중계하는 등 과거에 볼 수 없던 시도를 선보였다. ‘짬짬이 선발’이 아닌 ‘열린 선발’ 과정을 통해 달라진 MBC의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SBS 역시 지난해 10월 ‘사장 임명동의제’에 노사가 합의했다.
이처럼 경영진이 갖춰야 할 리더십에 대한 기대 수준은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 경영진이 짊어져야 할 책임감은 늘어난 반면 주어진 권한은 구성원들과 공유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현재 진행형인 YTN 사태 역시 ‘구체제와의 종말’을 넘어 구성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리더십은 언제든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반면 경영진 입장에선 존경은커녕 호평을 받기도 더욱 힘든 시대가 됐다. 대부분 언론사가 권력을 감시하는 공적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소유 구조는 사기업이라 경영 역시 손 놓을 수 없다.
사내외에서 터져 나오는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고 이를 현실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새로운 리더십이 연착륙하는데 최대 관건이 된 셈이다. 실제로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이 지난달 말부터 지난 3일까지 실시한 차기 경영진의 능력과 자질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외부 자금 유치 등 재정확대 능력’(34%), ‘사업역량’(28%), ‘대주주 등과 원활한 대외관계 및 소통 능력’(18%), ‘내부소통의지’(7%)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신문 사주조합 관계자는 “그동안 사장 한명을 뽑는 데만 집중했지만 이번엔 함께 일하는 임원진들은 누구이고 어떤 역할 등을 맡길지에 대해서도 검증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임원을 선임하는 과정이 깜깜이다보니 자리만 채우고 간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당시 막힌 사내 소통 통로를 다시 뚫고 공정보도에 다시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 역시 기자들이 새로운 경영진에게 바라는 ‘새 리더십’이다.
한 언론사 막내기수 기자는 “현장에서 취재하는 대로 보도가 됐으면 좋겠다”며 “지난 정부처럼 언론사 내에서도 불통이 있었는데 대표랑 격렬하게 싸우고 토론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언론사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래의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고 실천할 수 있는 리더십 역시 기자들이 기대하는 새로운 리더십이다.
세계일보 한 기자는 “미디어환경 변화에 대해 잘 알고 그에 대해 비전을 제시하되 구체적인 대응 전술 등을 젊은 기자들과 소통하면서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어설프게 밖에서 듣고선 내부에 강요하는 태도는 지양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경영진에 도전하는 한 언론계 인사는 “여러 가치들을 어떻게 수렴해 이행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창남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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