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토론 부당하다"

군소후보 토론 파행

서울 이문옥 후보 방송 진행중 퇴장

경기·인천 군소후보 3명 토론 거부



KBS와 MBC가 유력 후보와 군소 후보를 분리해 따로 TV토론을 실시하자 민주노동당, 사회당, 녹색평화당 등 소수정당 후보들이 TV토론방식에 항의하며 토론 도중 퇴장하거나 아예 불참하는 등 지방선거방송 TV토론이 파행을 빚고 있다.

민주노동당 이문옥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9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 KBS 서울시장 군소후보 토론회에서 TV토론방식에 항의하며 도중에 자진 퇴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1분간 주어진 기조 발언에서 TV토론의 문제점을 지적한 데 이어 사회자와의 질문 답변 시간에도 “유력후보와 군소후보를 분리한 TV토론에 반대한다. 지지율이 5% 이상인 유력후보만을 따로 부르는 것은 공정성의 원칙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TV토론의 불공정성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이 후보의 발언내용은 KBS가 “질문 내용과 맞지 않는다”며 중간에 마이크를 꺼버리고 다른 후보에게 발언권을 넘기면서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지난 7일 MBC 주최로 열린 경기·인천지역 군소후보 토론회도 민주노동당 김창한·사회당 김영규·녹색평화당 신맹순 후보 등 인천시장 군소 후보 3명 전원이 불참함에 따라 민주노동당 김준기 경기지사 후보만이 참석한 채 진행됐다. MBC는 당초 경기지사와 인천시장 군소후보들을 함께 불러 1시간 동안 TV토론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토론을 15분으로 축소하고 사회자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했다.

인천시장 후보로 나온 민주노동당 김창한 후보측 손낙구 선거대책본부장은 “똑같은 공탁금을 냈는데 A급 B급을 분류해서 토론을 하는 것이 불공정하고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불참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민주노동당 이문옥·사회당 원용수·녹색평화당 임삼진 후보 등 서울시장 군소후보들은 지난 4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유력후보와 군소후보를 분리한 방송토론위원회의 결정은 후보자들의 동등한 선거운동 기회를 제한하고 국민들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결정”이라며 “후보전원이 참석하는 합동토론을 실시하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 이문옥 서울시장 후보가 민주당과 한나라당 후보만을 불러 서울시장 TV토론을 실시한 KBS와 SBS를 상대로 냈던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이 기각된 데 이어 지난달 27일 민주노동당 김창한 인천시장 후보가 MBC를상대로 낸 방송금지가처분신청도 기각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후보자의 당선가능성, 선거권자의 관심도, 유력한 주요 정당의 추천을 받았는지 여부 등을 참작하여 선거권자의 알 권리를 충족함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후보자 중의 일부만을 초청하여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를 보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미영 기자 [email protected] 박미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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