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0분 토론’이 지난 23일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 민주당 김민석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외에 민주노동당 이문옥, 녹색평화당 임삼진, 사회당 원용수 후보 등 5명을 모두 초청하면서 소수정당 후보에 대한 TV토론 참여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당초 2자 토론을 계획했던 100분토론은 군소 후보들에게도 토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자 자체 논의 끝에 민주노동당 뿐 아니라 녹색평화당, 사회당 등 소수정당 후보들을 모두 불러 5자 토론을 하기로 결정하고 김민석 후보와 이명박 후보의 동의를 얻어냈다.
김학희 MBC ‘100분 토론’ 부장은 “법정선거기간에 들어가면 지지율 5% 이상으로 정해진 규정에 따라 후보를 초청할 수밖에 없다. 이번의 경우 법정선거기간 전이었고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자는 의미에서 군소후보들을 모두 부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앞서 지난 13일 토론회를 실시한 KBS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후보만으로 2자 토론을 실시해 민주노동당 이문옥 후보의 반발을 샀다. 이 후보측은 방송에 앞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과 항의시위를 한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KBS를 비판하는 신문광고를 내기도 했다. 또 사회당 원용수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기성 정당 후보 중심의 방송사 보도 태도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후보자에 대한 공정한 판단을 흐리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이같이 소수정당 후보들의 방송 참여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제작진들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정성환 SBS 보도제작1부장은 “무조건 지지율을 기준으로 후보를 초청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지지율이 낮아도 의미가 있는 당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월드컵 중계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아직 소수정당 후보 뿐 아니라 서울지역의 경우 양자토론 한번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3월말부터 3차례나 토론이 연기된 SBS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27일 양자토론을 하기로 했으나 이명박 후보가 토론 직전 토론방식을 바꾸자고 요구하면서 또다시 토론이 무산됐다.
김학희 MBC 부장도 “사실상 후보가 3명 이상 넘어가면 함께 토론한다는 것은 힘들다. 군소 후보들은 따로 토론을 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 보도제작국 이성완 주간은 “KBS선거방송준칙에 지지율 5% 이상의 후보를 초청하도록 돼 있다.KBS가 특정후보를 배제한 것이 아니라 이 기준에 맞지 않는 후보를 배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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