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지·체육부 등 업무 과부하 ‘울상’
방송 교양프로 담당 기자들 때아닌 ‘여유’
증면·특집·야근·무휴…. 월드컵을 앞두고 편집·보도국이 초비상이다. 스포츠지 기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각 언론사 체육부, 편집부, 스포츠국 등을 중심으로 정신없이 바빠졌다. 자연히 업무 과부하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반면 월드컵 기간 동안 오히려 한 숨 돌리는 기자들이 있어 동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월드컵 기간에 방송사 시사고발·교양 프로그램이 결방되면서 일부 기자들에게 1∼2주 동안 꿀맛 같은 휴식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월드컵이 사람잡는다=스포츠서울 노조(위원장 성희중)는 지난 16일 노보에서 “안그래도 새벽별 보고 출근, 달 보고 퇴근하는 격무에 시달려왔는데 월드컵을 맞아 노동강도가 두배가량 세졌으니 신음이 절로 나온다”며 업무 과부하를 방지할 근본 처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스포츠서울 노조는 “40면 증면, 출근시간 앞당김, 출장 증가, 잦아진 야근, 월드컵 특집 준비 등으로 피로가 가중되고 있다”며 “한술 더떠 월드컵 기간 중 휴무를 없애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스포츠지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간스포츠 편집부 기자들은 이미 지난 15일부터 공휴일 대체휴가를 쓰지 않고 있다.
일간지의 경우도 월드컵 기간 동안 증면, 특집, 일요판 발행 등으로 기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며 방송사는 종일 방송 체계에 돌입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초비상’이다. 게다가 지방선거 일정이 겹쳐있어 정치부 기자들도 한 숨 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모처럼 휴식, 재충전 기회로=방송사 시사·교양프로그램 기자들은 월드컵 기간 동안 모처럼 휴식을 취하게 됐다. 물론 방송사 간에도 명암은 엇갈린다. 채널이 2개인 KBS는 결방없이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많고 결방이 된다 해도 선거팀 등으로 충원될 예정이라 여유가 생긴 타사 동료들을 부러워하는 눈치다.
SBS의 경우 ‘뉴스추적’ 5회분이 결방되면서 일부 기자들은 스포츠국으로 충원될 예정이지만 나머지 기자들은 휴가 등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추적’ 한 기자는 “월드컵이 끝난 직후인 6월 28일 방송이 있기 때문에 일부는 방송 준비를 해야 하지만 그동안 휴가도 못가고 지쳐있던 상황에서 조금 여유가 생겼다”며 “이번 기회에 재충전도 하고좋은아이템도 고민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MBC ‘시사매거진 2580’ ‘미디어비평’ ‘100분 토론’ 등의 경우도 월드컵 기간 동안 일부 방송이 결방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시사매거진 2580’의 한 기자는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한다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아직까지 지원 요청은 없다”며 “개인적으로 잠도 자고 책도 보고 산에도 가면서 휴식을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미영·서정은·박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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