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미디어그룹이 새로운 디지털 전략 발표를 앞두고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조선은 세계적인 컨설팅기업인 BCG(보스턴컨설팅그룹)의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디지털 전략 등을 새롭게 수립할 계획이다.
경쟁사인 중앙미디어그룹이 2015년 9월 창간 50주년에 맞춰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과 달리 조선은 그동안 지면과 온라인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는 ‘투 트랙 전략’을 취했다. 편집국 취재기자들이 지면 제작에만 집중하는 대신 온라인뉴스 강화를 위해 디지털뉴스부와 프리미엄뉴스부를 통합한 디지털뉴스본부(이하 디뉴본부)가 지난 2015년 1월 출범했다.
문제는 디뉴본부에 소속된 인력만 약 90명(파견 및 인턴 인력 포함)에 이르면서 그 효용성이 도마에 오른 것. 여기에 조선미디어그룹 내 경제전문 매체인 조선비즈와 업무 영역이 겹치다보니 효율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적잖았다. 조선비즈 취재인력은 100명 안팎이다.
A기자는 “현재 언론을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조직 내 비효율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부에선 디뉴본부 인력이 90명이 된다는 것을 알고 다들 놀랐다”고 밝혔다.
여기에 디뉴본부 파견을 꺼려하는 사내 분위기도 디뉴본부가 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 원인이 됐다. 실제로 조선일보 노동조합은 지난 4월에 발행한 노보(1269호) <등떠밀려 가는 디뉴본부, 이대론 안된다>에서 “지원자가 적다보니 편집국에는 3~5년차 안팎의 젊은 기자들이 한번은 디뉴본부에 가야 한다는 관행이 생겼다”며 “디뉴본부로 발령을 받은 사람을 위로해주는 풍경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조선비즈가 온라인 콘텐츠 생산 기지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 방안이 대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디뉴본부 존속 여부와 여기에 소속된 인력을 어떻게 재배치할지가 관건이다. 조선일보나 조선비즈에서 파견된 취재 기자들의 경우 원직 복귀하거나 조선비즈로 옮기면 되지만, 조선닷컴을 운영하는 디지틀조선에서 파견된 비취재 인력에 대한 처리 방안은 또 다른 얘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조선 내부에선 이번 움직임을 디지털 전략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인 동시에 일부 계열사의 구조조정을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B기자는 “한쪽으로 디지털 분야를 모으는 큰 그림은 어느 정도 정해진 것 같은데 어떻게 모을지에 대한 각론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 같다”며 “사람을 어떻게 보낼지 등의 인사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할 뿐만 아니라 조선비즈나 디지틀조선 입장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결과가 언제 나올지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 내부 관계자는 “사장 보고 등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김창남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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