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내놓거나 감옥에 갇힌 기자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시린 에바디 RSF 명예이사

“기자는 근거 없는 소문과 맞서 싸우고, 객관적이고 청렴한 저널리즘을 구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RSF 사무총장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RSF) 사무총장은 19일 한국기자협회와 RSF가 공동으로 개최한 ‘탈진실 시대의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전체주의 국가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에서조차 언론자유가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변곡점이 있는데, 터키는 100여명의 기자들을 체포했고, 폴란드 집권당은 공영언론을 정권의 하수인처럼 선전하는 수단으로 바꿔놨으며, 프랑스의 경우 거대 독점자본들이 몇몇 주류매체를 인수해 영향력을 넓히고 있고,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공격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했다.

들루아르 총장은 “지난 10년간 800여명의 기자들이 언론활동을 하다가 사망했다”며 “이런 상황은 국제법이나 UN결의에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UN 차원에서 기자를 보호하는 메커니즘을 만들고 있는 데 독재에 맞서 언론자유를 수호한 한국이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들루아르 총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국가보안법과 최장 7년형까지 구형이 가능한 명예훼손법, 언론사 등록을 어렵게 하는 언론관련 법률에 대한 개혁을 요청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 RSF 명예이사는 중국 반체제인사인 류사오보의 죽음을 거론하며 “우리의 의무는 류사오보가 표현의 자유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바디 이사는 “용기를 냈다는 이유로 9년간 복역했고, 감옥에서 병을 얻었지만 중국 정부가 치료 기회도 주지 않았다”며 “표현의 자유를 막는 국가는 중국만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세계 대부분 나라들이 이런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우얼 카이시 명예이사는 “류사오보 사망에 대해 ‘암살’이라는 단어 이외에 그 어떤 단어도 적당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죽더라도 해외에서 죽고 싶다는 류사오보의 희망은 중국 정부에 의해 묵살됐다”며 “류사오보의 죽음을 보고만 있었지만, 이제는 그 아내 류샤를 구출하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언 한국기자협회 고문은 ‘한국의 촛불혁명과 언론의 두 얼굴’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정권의 부정과 부패를 비호해왔던 정치검찰이 개혁대상 1호였다면, 자신의 책무를 포기한 언론은 개혁대상 2호에 올랐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보수정권 치하에서 한국의 언론자유는 급격히 위축됐다. 인터넷 사후검열과 전략적 봉쇄소송, 언론인 해고와 중징계 등으로 언론자유 순위는 30위에서 70위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조 등 현업인단체들은 물론 시민단체들도 언론개혁을 적폐청산의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연대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한국기자협와 국경없는기자회는 이날 정보의 자유 수호 및 언론인 보호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19일 정규성 한국기자협회장과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이 정보의 자유 수호 및 언론인 보호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