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일간지 남도일보가 모기업 중흥건설 홍보 기사를 노골적으로 내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언론계에서 ‘모기업 띄워주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도일보는 올해 1~5월 인수전까지 중흥건설의 아파트 기사를 단 2개 내보냈다. 그러나 지난 5월23일 인수 이후 50여일 만에 중흥건설 관련 기사가 14개로 불어났다.
특히 중흥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중흥S-클래스’의 경우 여러 번에 걸쳐 공급일정이나 주택전시관 개관 등을 소개하는 기사가 나왔다. ‘효천1지구 중흥-S 클래스 뉴스테이’ 아파트의 경우 공급일정, 주택전시관 개관, 인기몰이 같은 기사가 세 차례에 걸쳐 나왔고 ‘진주혁신도시 중흥S-클래스 센트럴시티’ 아파트의 경우 모델하우스 오픈, 인기몰이 기사가 두 차례에 걸쳐 나왔다. ‘고양 향동지구 중흥S-클래스’ 아파트 역시 견본주택 개관, 인기몰이, 청약률 등 세 차례에 걸쳐 기사가 보도됐다.
이 기사들은 지면에서도 주요 위치에 보도됐다. 신대지구 기획기사의 경우 각각 5면과 11면 한개 면을 터 보도했고, ‘중흥 골드스파&리조트 워터락’ 기사도 6월2일자 5면 전면으로 나갔다. 아파트 기사의 경우에도 온라인용 기사 2개를 제외하고는 다수가 경제면인 7, 8면 톱을 차지했다. 특히 <광주 효천1 중흥S-클래스 뉴스테이 ‘인기’> 기사는 5월29일자 1면에 박스기사로 실리기도 했다.
지난 3일 남도일보가 한자에서 한글로 제호를 변경하며 ‘대변신’을 시도했을 때는 아예 한 면에 걸쳐 <남도일보 모기업 중흥건설이 걸어온 길> <중흥건설 연혁·수상경력> 등 중흥건설에 우호적인 기사가 실렸다. 전반적으로 중흥건설이 이룩한 성과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기사였다.
광주전남 지역 한 기자는 “최근 남도일보가 모기업의 사업 관련 기사나 사주의 사회활동을 부각시키는 기사를 자주 내보내는 것 같다”며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최근 ‘띄워주기’가 있다 보니 지역에서 말이 나오고 있다. 다만 보도에 대해 심하다고 생각하는 기자도 있고 그러려니 하는 기자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오치남 남도일보 편집국장은 “신대지구나 진주혁신도시 같이 지역에서 명품신도시로 개발하는 곳들은 지역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기 때문에 기사화를 한 것”이라며 “이런 것들을 특별히 우호적인 기사로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지역 언론이 모기업에 우호적인 정서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남도일보 한 기자는 “인수 초반이기도 했고 중흥건설이 최근 분양을 많이 해서 기사가 자주 나갔는데 내부에서도 지나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편집회의에서 자중하자는 얘기가 오갔다. 사실 저희들도 부끄러운 일이라 앞으로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거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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