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10월 YTN에서 쫓겨나 9년 가까이 해직 생활을 하고 있는 노종면 기자가 YTN 사장 공모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노 기자는 11일 ‘조합원 여러분께’라는 글에서 “정권과 결탁한 이들이 강탈해 간 YTN 기자라는 직함을 되찾는 싸움, 그 싸움의 끝이 복직이라고 믿었다”며 “이제 3000일 넘게 지켜온 복직의 꿈을 내려놓고 YTN 사장 공모에 입후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노 기자는 “YTN 외부는 물론 내부에 있는 그 누구로부터 조력 받지 않고 오로지 제 의지와 힘으로 뜻을 이뤄내겠다”며 “권력에 줄을 댄 적도 없고 노조의 요청을 받거나 상의한 적도 없으며 일부 해직자의 권유를 받고 혼자 고민해 담담히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도전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다면 YTN에서 제 소임이 끝났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사장 떨어져도 복직은 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이 다수라면 지금 당장 결심을 철회하겠다. YTN 사장은 배수의 진도 없이 넘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노 기자는 “만약 뜻을 이룬다면 YTN 공정방송 투쟁의 승리로 규정하고 YTN의 개혁, 진정한 통합과 도약을 위한 도전에 나서겠다. 저의 결심이 촛불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지 쉼 없이 자문하며 공모 절차에 임하겠다. 동지들과 상암에서 치열하게 일하는 그날을 그린다”고도 했다.
YTN은 지난달 조준희 사장이 자진사퇴함에 따라 사장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YTN은 오는 16일까지 서류접수를 받은 뒤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2~3배수의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한다.
사장추천위원회는 모두 5명으로 한전KDN, 한국마사회, KGC인삼공사 등 대주주가 추천한 인사 3명, 시청자와 사원 대표가 각 1명씩의 외부 인사를 추천해 구성한다. 신임 사장은 7월 중 열릴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공식 임명된다.
아래는 노 기자의 글 전문.
조합원 여러분께.
3,171일.
첫 직장, 꼬박 6개월 동안 월급 한푼 못 받으면서도 지켰던 회사, 제게 기자로 살게 해준 언론사 YTN.
바로 그 YTN으로부터 해직 통보를 받은 지 삼천일이 넘었습니다. 9년 가까운 시간 동안 단 한번도 복직의 꿈을 접어 본 적이 없습니다. 어느 한순간 복직을 의심해 본적 없습니다.
정권과 결탁한 이들이 강탈해 간 YTN 기자라는 직함을 되찾는 싸움, 그 싸움의 끝이 복직이라고 믿었습니다.
이제 삼천일 넘게 지켜온 복직의 꿈을 내려놓습니다. 저는 YTN 사장 공모에 입후보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결심으로 복직 투쟁에 함께 해오신 분들께서 실망을 하게 될 지, 본질이 같은 것으로 이해해 주실 지 짐작하기 어렵지만, 이해를 구합니다.
결심을 한 이상 최선을 다해 뜻을 이루려 합니다. YTN 외부는 물론이요 내부에 있는 그 누구로부터도 조력 받지 않고 오로지 제 의지와 힘으로 뜻을 이뤄내겠습니다.
권력에 줄을 댄 적도 없고 노조의 요청을 받거나 상의한 적도 없습니다. 일부 해직자의 권유를 받고 혼자 고민해 담담히 결심했습니다.
이번 도전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다면 YTN에서의 제 소임이 끝났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사장 떨어져도 복직은 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이 다수라면 저는 지금 당장 결심을 철회하겠습니다. YTN 사장, 배수의 진도 없이 넘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당부가 한가지 더 있습니다. 만약 뜻을 이룬다면 YTN 공정방송 투쟁의 승리로 규정하고 YTN의 개혁, 진정한 통합과 도약을 위한 도전에 나서겠습니다.
그때 동지들이 9년 동안 펼치지 못했던 지혜와 벼려두었던 용기를 분출시켜 주셔야 합니다.
동지들의 지혜와 용기가 제 결심의 원천입니다.
더 드릴 말씀이 적지 않지만 YTN 사장 선임 절차가 끝날 때까지 말을 아끼겠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못했던 시대가 열렸습니다. YTN 사장 공모 역시 촛불이 요구한 결과입니다.
저의 결심이 촛불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지 쉼 없이 자문하며 공모 절차에 임하겠습니다.
동지들과 상암에서 치열하게 일하는 그날을 그립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2017년 6월 11일 양평 새꽃마을에서,
동지들께 늘 고마움을 안고 사는 노종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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