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전장을 누비며 취재하다 순직한 종군기자 18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추도식이 40주년을 맞아 경기도 파주 통일공원에서 엄수됐다.
한국기자협회는 제40회 한국전 순직 종군기자 추도식을 27일 오전 11시 경기도 파주시 통일공원 내 ‘한국전 순직 종군기자 추념비’ 앞에서 개최했다. 군악대 장병들의 연주에 맞춰 국민의례와 묵념, 추도사 낭독,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된 40주년 추도식은 여느 때보다 엄숙하고 장중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정규성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추도사를 통해 “고인들이 목숨을 바쳐가며 웅변하고자 했던 것은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과 책임”이라며 “이는 오늘날 후배 언론인들에게도 귀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념비 건립 40주년을 맞아 고인들의 숭고한 희생에 마음 속 깊이 경의를 표한다”며 “이 추념비는 우리 모두에게 영원히 평화의 횃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77년 당시 한국기자협회 회장을 맡아 종군기자 추념비 건립을 주도했던 이긍규 고문은 이 자리에서 “한국전 종군기자 450여명은 한국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려 남북평화협정의 주춧돌이 됐다”며 “추념비 비문에 ‘먹물은 사라져도 정의는 살아있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우리의 붓 문화와 서양의 텔레타이프 잉크의 조화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한영섭 종군기자회 회장을 비롯해 대한언론인회, 6.25참전언론인회 등 종군·참전 기자 출신의 원로 언론인과 이긍규·이상기 한국기자협회 고문, 이경형 서울신문 주필, 국방부와 경찰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기자협회는 한국전쟁을 전 세계에 보도하다 희생된 한규호 서울신문 기자 등 국내외 기자 18명(국내 1명, 외국 17명)의 영령을 추모하고 그들의 기자정신을 기리기 위해 추념비를 건립했다. 전국 일선기자들의 성금과 사회 각계 지원을 받아 1977년 4월27일 파주 통일공원 내에 추념비를 마련, 매년 추도식을 거행하고 있다.
최기원 홍익대 교수가 설계한 추념비는 타자기 모양의 화강암으로 된 받침대 위에 저널리스트의 머리글 ‘J’자를 본 딴 텔리타이프 종이가 높이 솟은 형상이다. 추념비 윗부분에는 승리의 월계수와 기자정신을 상징하는 펜을 쥔 손, 한국전쟁을 뜻하는 지구가 조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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