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엔 '태풍' 야당엔 '미풍'

야당 후보 언론관 검증 소극적

여당은 검증대상이고 야당은 아니다?

언론이 노무현의 ‘8·1 언론관련 발언’ 보도파문을 계기로 대선 경선주자들의 언론관을 주요 검증항목으로 내세우면서도 정작 야당 경선주자들의 언론관에 대해선 별 관심을 쏟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 이어 지난 6일 한나라당 내부 경선이 시작된 것과 관련, 대부분 언론들이 잇따라 4명의 경선주자 인터뷰 등을 게재하고 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들 주자들의 언론관이나 언론관련 정책에 대해선 질문조차 하지 않고 있다.

노무현 고문의 언론관 논란을 계기로 삼지 않더라도 이들 한나라당 경선주자의 경우 대부분이 언론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관심사가 될 수 있음에도 대부분 언론이 의제 설정을 않고 있다.

이회창 전 총재의 경우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 “언론탄압”이란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고, 지난 97년 대선 직전에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보도태도를 보인 일부 언론사 기자들에게 ‘창자론’이라 일컬어지는 ‘폭언’은 물론, 총재시절 일부 기자들과의 관계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부영 의원은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으로 한나라당 내에선 드물게 개혁적인 언론관의 소유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병렬 의원은 조선일보 재직 당시인 지난 78년 현대아파트 특혜분양 사건에 연루돼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물론, 5공 당시 공보처 장관으로 있으면서 KBS 노조파업에 공권력을 투입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상희 의원의 경우는 그동안 언론에 크게 노출된 바가 없고 과학자 출신이란 점에서도 어떤 언론관을 갖고 있는지 호기심을 가질 만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을 출입하는 한 신문 기자는 “한나라당 경선이 이회창 후보의 우위 속에 불공정 논란을 빚고 별 ‘흥행’이 되지 않고 있다고는 하지만 유력한 야당의 경선주자들이라는 점을 볼 때도 민주당 경선주자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언론관이나 언론관련 정책이 어떤 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한나라당 경선주자의 언론관 또는 언론정책에 대한 검증은 일부 언론 보도에서만 확인되고 있다.

문화일보가 이들 경선주자들을 연쇄 인터뷰하면서 8일 이회창 총재의 ‘창자론’에 대해 ‘약점’으로 짧게 보도하고 9일 최병렬 의원에게 현대아파트 특혜분양 건에 대해 질문했다.

한겨레도 12일 최병렬 의원 인터뷰에서 현대 아파트 특혜분양 사건을 질의했으며 이에앞서 지난 10일엔 ‘한나라당 대선후보 언론관’을 박스기사로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지난 12일 연재물인 ‘야(野) 경선주자 테마탐구’ 다섯 번째에서 이들 한나라당 경선주자의 언론정책을 소개했다.

김동원 기자 [email protected] 김동원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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