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대선여론조사 비화 공개
정치권이 수년전 한 시사주간지 여론조사 보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던 사실이 있었음이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시사주간지 ‘시사저널’ 서명숙 편집장은 이달 4일자로 발행된 시사저널 최근호 ‘또 누군가 펄펄 뛸지 모르지만’이란 제목의 편집장 칼럼에서 지난 15대 대통령 선거 당시 여론조사 보도와 관련한 ‘비사’를 소개하면서 그같은 ‘외압’ 사실을 공개했다.
대통령 선거를 1년 남짓 남긴 시점에 당시 시사저널은 ‘DJ는 정말 승산이 없는가’란 궁금증을 풀기 위해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어떤 후보와 맞붙어도 백전백패, 그의 유일한 돌파구는 DJP연합뿐”이란 결과를 입수한 DJ의 한 핵심 측근이 마감 전날 편집국으로 찾아왔다는 것.
서 편집장은 “이름을 대면 다 알만한 그 인사는 기사를 빼달라고 간청하다가 여의치 않자, 여론조사의 의도와 배경을 의심하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는 “그 여론조사 기사는 그러나 원고 그대로 인쇄됐고, DJ진영은 한동안 서운한 감정을 풀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 편집장은 이어 “‘민심의 바다에 떠 있는 배’로 비유되는 정치인의 속성 때문에 그들은 늘 언론 보도에 민감하고, 여론조사 보도에 대해서는 더 민감하다”며 최근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일고 있는 ‘노풍’을 둘러싼 음모론 등을 거론했다.
한편 서 편집장은 이런 정치권 청탁 사례를 공개한 것과 관련 ‘다 알만한 인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공개할 생각이었다면 칼럼에 썼을 것”이라며 밝히길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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