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설문 분석 <하>
지난호(1132호)에 이어 대선 예비주자들의 언론관련 설문 결과를 싣는다. 이번엔 예비 주자들의 언론관 및 언론관계, 언론 대응 그리고 언론 접촉경로 등에 관한 내용을 정리했다.
대선 예비주자들은 기자들과 월 평균 몇 회 정도 술자리를 가질까.
설문의 언론관계 항목에서 먼저 “한달 평균 기자들과 식사 또는 술자리를 갖는 횟수”를 예비주자들에게 묻자, 김중권 고문은 “2주에 1회”, 노무현 고문은 “월 1회 정도”라고 답했다. 정동영 고문은 “한 주에 1∼2회”, 한화갑 고문은 “월 2∼3회” 갖는다고 밝혔으며 박근혜 의원도 “월 4∼5회”라고 답했다. 노무현 고문을 제외하고는 적어도 2주에 한번 이상은 기자들과 비공식적인 자리를 갖는 셈이다. 한 민주당 경선 주자의 언론 참모는 “편한 분위기에서 후보가 자신의 입장을 더 설명하기도 하고 기자들로부터는 당 안팎의 분위기나 TV 토론회 등과 관련한 조언을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촌지 준 적 있고 요구받기도
촌지 문제의 경우(1면 기사 참조) 노무현 고문만이 “줘 본 경험”을 인정하고 다른 주자들은 부인하거나 답변을 유보했다. 노무현 고문은 또 정동영 고문과 함께 촌지를 요구받은 경험의 유무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있다”고 털어놨다. 촌지 관련 질문에 대해 민주당 한 경선 주자의 참모는 “민감한 문제인데 누가 솔직하게 답변할 수 있겠느냐”며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논란을 부른 ‘안티(anti) 조선’ 운동에 대해서도 노무현 고문과 정동영 고문이 ‘찬성’ 입장을 밝힌 반면 김중권 고문은 반대 의사를 밝혔다. 노무현 고문은 “조선일보가 반성할 계기”라고 찬성한 이유를 밝혔고 정동영 고문은 “언론자유의 보장과 더불어 반론권의 보장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중권 고문은 ‘언론의 자율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반대 취지를 밝혔다. 박근혜 의원과 한화갑 고문은 답변을 유보했다.
언론인의 정계진출에 대해선 모든 응답자들이 ‘찬성’ 의견을 냈다. 그 이유에 대해 노무현 고문은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했고 박근혜 의원은 “언론인이라고 해서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동영 고문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 정치권에 진출함으로써 정치가 사회적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갑 고문은 “특정 직업 출신의정계진출을 막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언론사 관련 답변 유보 많아
언론대응과 관련, 국가기관의 언론을 상대로 한 거액 소송에 대한 평가는 엇갈려 김중권, 노무현 고문이 ‘당연한 권리행사’라고 본 반면, 박근혜 의원과 정동영, 한화갑 고문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언론보도로 인해 피해를 입을 경우 어느 수위까지 대응할 것인지를 묻자 김중권, 노무현 고문은 법적 대응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고 정동영, 한화갑 고문은 해당 언론사나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요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근혜 의원은 해당 언론사 데스크나 기자에 대한 항의에서부터 소송까지 단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중재위 신청 경험은 노무현, 한화갑 고문이 각 1건씩 제기한 사례가 있고 다른 주자들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 소송 경험은 노무현 고문을 제외한 나머지 주자들의 경우 마찬가지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노 고문의 경우 ‘호화 요트’ 보도와 관련, 조선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건 경험이 있다. 한 고문은 지난해 청와대와 자신의 불화설을 다룬 일요신문 보도에 대해 중재신청을 냈었다.
언론 접촉 경로 관련 질문에서는 개별 언론사를 지목해야 하는 답변의 경우 유보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특징이다.
‘좋아하는 언론인’을 묻자 노무현 고문이 올해 초 고인이 된 송건호 선생을, 정동영 고문이 박권상 KBS 사장을 각각 꼽은 것 외에 다른 주자들은 답변을 유보했다.
또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를 신문 방송 각 1개사씩 선정해달라는 질문의 경우 똑같이 “조선일보, KBS”라고 답한 노무현, 정동영 고문을 빼면 모두가 답변을 유보했다. ‘가장 공정한 언론사’의 경우 노무현 고문이 “한겨레, KBS”를 선택한 것을 빼면 타 주자들은 이 질문 역시 답변을 유보했다. 정동영 고문은 “없다”고 답했다.
경제기사엔 모두가 관심
“정치기사를 제외하고 관심 있게 읽는 기사는 어떤 것이냐(3개 선택)”는 질문에 김중권 고문은 “사설, 경제, 국제 기사”라고 했으며 노무현 고문은 “경제, 사회, 남북관계 기사”를 본다고 했다. 박근혜 의원은 “경제, 국제, 남북관계” 기사에, 정동영 고문은 “사설, 경제, 사회” 기사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한화갑 고문은 “경제, 국제, 남북관계” 기사를 본다고 답했다. 모든 주자가 경제기사를 관심 있게 보고 있으며 남북관계나국제관련 기사에 대한 관심도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시청 방송 뉴스는 무엇인지를 물은 데 대해 김중권 고문은 “고르게 본다”고 답했고 노무현 고문은 KBS와 MBC를 선택했다. 박근혜 의원은 “모두 시청한다”고, 정동영 고문은 “없다”고 답했다. 한화갑 고문은 답변을 유보했다.
한편, 이들 예비주자들이 ‘자택’에서 구독하고 있는 매체들도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중권 고문은 모든 중앙일간지를 구독하고 있고 경제지는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신문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지방지와 주·월간지에 대한 답변은 유보했다.
노무현 고문은 조선일보와 한겨레를 구독하고 있으며 주·월간지 중에서는 한겨레21을 본다고 답했다.
박근혜 의원은 자택에서 구독 중인 매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중앙일간지와 6개 경제지, 5개 영남권 지방일간지와 8개 시사 주·월간지를 모두 국회 사무실에서 구독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동영 고문은 10개 중앙일간지를 구독하고 있으며 경제지는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신문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지방지 가운데선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를 구독하고 있으며 타임 등 4개 주·월간지를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화갑 고문도 10개 중앙일간지 모두를 구독하고 있고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신문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지방일간지는 “지역별로 1개씩” 보고 있고 월간조선 등 10개 주·월간지를 구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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