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비판 성명을 발표해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사측으로부터 고소당했던 송영훈 대전일보 노조위원장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대전일보 노사 갈등이 격화됐던 지난해 6월 대전충남기자협회는 ‘대전일보사는 기자의 인권을 짓밟지 마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근태 리더기로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 점검하면서 징계, 장길문 노조위원장의 현직 복귀 뒤 부당대우’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포함됐었다.
사측은 이를 두고 송 위원장(당시 노조 부위원장)이 성명서 작성과 배포를 주도하면서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올해 2월 그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달 초 증거 불충분을 근거로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
송 위원장은 “성명서는 대전충남기자협회가 배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부당함을 정당하게 알리려 했던 것”이라며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받고 무덤덤했다. 사실 고소 자체가 무리수였다. 그동안 늘 법의 심판은 회사를 비판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전일보의 자사 기자 고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임금·단체협약에서 시작된 노사 갈등을 겪으며 사측은 노조원 상대 고소, 손배소송, 가압류, 대기발령에 이어 장길문 전 노조위원장(당시 노조위원장)을 해고하기도 했다.
앞서 사측은 2014년 9~10월 사진기자인 장 전 위원장의 5년 전 보도사진을 문제 삼아 장 전 위원장을 대기발령하고, ‘사진 도용·차용 및 위·변조의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때도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으나, 사측의 항고로 장 전 위원장은 재수사를 받고 있다.
이후 장 전 위원장은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한 사측의 5억원대 손해배상·가압류 청구소송 등에 강하게 반발하다 지난해 11월 결국 해고됐다. 그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내고 지난 3월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사측은 지노위 판정 후 2개월이 지나도록 그를 복직시키지 않고 있다.
김달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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