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주장] 시급한 언론윤리 정립

감시인은 감시받는 자보다 더 깨끗해야 한다

언론계의 윤리의식 체계에 심각한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전직 방송사 사장의 구속, 중견 기자들의 불법 재테크에 중앙지 간부의 땅투기 논란까지 빚어지면서 언론계의 직업윤리가 사회적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시중에 난무하는 각종 리스트에는 언론인들이 감초처럼 끼여있어 시선은 더욱 따가와지고 있다.



과거에도 굵직한 뇌물스캔들이 있을 때마다 언론인들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긴 했으나 요즘처럼 잇따라 표면화된 적은 없었다. 물론 추문의 이면에는 일각의 지적처럼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세력의 음해가 개재됐을 수도 있다. 그러한 측면을 십분 고려하더라도 작금의 상황은 분명 언론계 전반의 직업윤리를 되돌아보고 반성케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최근 우리 언론들은 공직윤리를 이유로 장관 2명을 하차시켰다. 제 4부로서 막강한 힘을 발휘한 것이다. 하지만 언론의 이같은 성과를 바라보는 마음 한 켠엔 자연스런 의문이 떠오른다. 언론인은 과연 스스로의 직업윤리에 관해서는 얼마나 자신감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려는 자는 그럴만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스스로 윤리적 하자가 있는 자는 남을 비판하기 어렵다. 비판하더라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외부의 역공에도 쉽게 무너질 수 밖에 없다.



민주화·국제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높아진 사회전반의 의식수준은 이제 구태의연한 직업모랄과 관행에 빠져 있는 언론인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 사소한 오보나 명예훼손 보도도 바로 중재나 제소에 직면하는 것이 작금 우리가 목도하는 현실이다. 이 시대 언론인을 향한 국민의 요구는 냉엄하고 분명하다. 보도의 자유를 주장하는 만큼 그에 상응한 윤리의식과 책임성을 동반하려는 것이다.



언론인의 직업윤리는 자율에 맡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실은 부정적이다. 한국신문윤리강령에다 각 사마다 자체 윤리강령을 갖추고 있지만 내용을 제대로 아는 언론인은 거의 없다. 촌지·향응은 물론 주식투자 등 재산증식 과정까지 세세한 조항을 두고 규제하는 선진국들에 비할 바 아니다.



이제 언론계는 심기일전해야만 한다. 권력과 공직, 사회 비리를 더욱 준엄하게 비판·젼게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직업윤리를 엄격하게 다잡아야 한다. 관행이란 이름으로 행해져온 온갖 그릇된 행태들을 과감하게 추방해야 한다. 사문화된 윤리강령이 살아 움직이며언론인의의식을 제어하도록 해야 한다.



진정한 언론개혁은 법과 제도의 개혁만으론 부족하다. 높은 직업윤리와 도덕성 유지를 위한 의식개혁이 병행돼야 성공에 가까와진다.



다행히 근래의 불미스런 사례를 계기로 일부 언론사들이 윤리세미나 개최나 윤리규정 개정 등을 통해 윤리의식 제고에 적극 눈돌리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이같은 움직임이 요원의 불길처럼 전 언론계에 번져 한국언론의 직업윤리가 한 차원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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