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타석에서 달려가다 1루 베이스에 다다랐을 때 슬라이딩과 전력질주, 뭐가 더 빠를까? 정답은 전력질주. TV조선 스포츠부 기자들이 실험한 결과 전력질주가 슬라이딩보다 0.19초 빨랐다. 엎드려야 하는 슬라이딩은 몸 앞면 전체가 지면에 닿아 마찰면이 커진다. 결국 속도가 줄어든다는 게 기자들의 설명이다.
TV조선 스포츠부는 왜 돔 야구장에서 홈런이 많이 나오는지, 축구에서 골은 언제 가장 많이 들어가는지, 메이웨더는 상대 선수의 주먹을 눈으로 보고 피하는지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책을 냈다. ‘스포츠 사이언스’, TV조선 개국 때부터 방송된 동명 프로그램 원고에 다시 살을 붙여 엮었다. 한국스포츠개발원(KISS)의 감수도 받았다.
책에 담긴 스포츠 종목은 골프, 농구, 야구, 축구, 권투, 봅슬레이, 쇼트트랙, 양궁 등 20여종. 각 종목을 담당하는 기자들이 모두 참여해 원고를 썼고 다섯 파트로 나눠 총 66개의 ‘과학적 스포츠’를 다뤘다.
문 부장과 김 기자, 이 기자는 스포츠지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스포츠만 담당해 왔다. 그만큼 스포츠에 다한 애정과 스포츠 기자로서 자부심도 커 보였다.
“스포츠 기자는 휴가 때도 출입처 가는 사람이에요.(웃음) 출입처가 경기장이니까요. 집에서 쉴 때도 경기보고 휴가 때 해외 가서도 경기를 봐요. 좋아하는 걸 일로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직업인가요?”(김관)
스포츠부는 기자 훈련에도 제격이라고 문 부장은 말한다. “한국 언론사에선 신입 기자를 사회부부터 돌리는데 외국에선 스포츠부 먼저 담당하게 하는 경우가 있어요. 스포츠는 예측불허라 순발력이 중요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기사를 써야 하죠. 기자로서 훈련하기 좋은 부서예요. 그래서인지 외국의 유명한 기자 중엔 스포츠부 출신이 많습니다.”(문승진)
국내 언론 환경에 대해선 아쉬움도 크다. FIFA 100주년 행사가 열렸던 2004년, FIFA는 한국 스포츠기자 1명을 초청했다. 하지만 월드컵 8회 연속 취재기자여야 한다는 조건을 채운 이가 없어 결국 아무도 가지 못했단다.
이 기자는 “나이 들어도 현장에서 오래 뛸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다”며 “경제가 어려워지면 스포츠에 들어가는 돈부터 줄인다. 기자의 역할은 이 사회에 스포츠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그 철학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에 승복하고 승자에게 박수쳐주는 ‘스포츠맨십’이 우리 사회에도 필요하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이를 위해선 엘리트를 넘어 생활체육이 뿌리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회사 끝나고 가족, 친구들과 스포츠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것 아닐까요?”(문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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