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고민 나누면서 인생도 함께 배워갑니다"

페북 '기자의 글쓰기' 운영 신동진 CBS노컷뉴스 기자

▲신동진 기자

‘글쓰기 중독자.’ 신동진 CBS노컷뉴스 기자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페이스북 ‘기자의 글쓰기’ 페이지 운영자다웠다. 2014년 11월 페이지를 연 그는 이제 온라인에서 글쓰기 전문가로 통한다.


시작은 타사 온라인 매체 후배에게 기사 쓰는 법을 알려주면서부터다. 그는 기사의 틀을 구성하는 법을 차근차근 설명해줬다. 그러자 같은 고민을 하던 후배들이 하나 둘 그를 찾아왔다.


“첫 직장도 온라인 매체였어요. 또 공대 출신이라 글쓰기가 낯설었어요. 초년시절엔 주말마다 서점에서 글쓰기 책을 뒤적이곤 했죠. 후배들을 보면 제가 떠올라 지나칠 수 없었어요. 이런 일이 많아지니 글쓰기가 막막한 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지인이 페북 페이지 개설을 제안했어요.” 당시 그는 6년차, 스스로 ‘글쓰기 걸음마를 뗐다’고 생각할 무렵이었다.


그는 ‘기자의 글쓰기’ 페이지에 각종 글쓰기 팁이나 참고할만한 글을 올린다. 독자들과는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첨삭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이메일 주소도 공개해 놨다. 자기소개서·보고서 등 그의 도움이 필요한 글들이 날아온다. 페이지 좋아요 수는 만 명에 육박한다. ‘고맙다’며 회사로 찾아오는 이들도 있다.


페이지의 인기 이유를 묻자 그는 단번에 “공감”이라고 답한다. “글 쓰며 해온 고민을 나누다보니 독자들과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아요.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꽤 많거든요. 글을 구성하는 법을 터득하면 누구든 글 좀 쓴다는 얘길 들을 겁니다.”


작년 7월부터는 온라인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연재한 글도 공유하고 있다. 브런치에선 글쓰기 팁 외에 ‘기자로 살아간다는 것’, ‘그렇게 아빠가 되어간다’, ‘인생이 술술’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만들어 글을 쓴다. 그는 이를 ‘인생의 기록용’이라고 설명했다.


“어려서부터 매일 일기를 써온 아내가 부러웠어요. 저도 인생을 기록해야겠다 싶어 일상을 담은 글을 쓰게 된 거죠. 이 글들은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남아있겠죠? 아이가 커서 ‘30대의 아빠는 이런 고민을 했구나, 나를 이만큼 사랑했구나’를 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에게 글쓰기는 스트레스 해소제이기도 하다.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떠다니면 혼란스러워요. 하지만 이걸 글로 구체화하면 복잡한 것들이 사라지죠. 출퇴근길이나 일을 마친 늦은 밤에도 글을 씁니다. 글 쓰는 게 즐거우니까요.”


그는 책 출간을 준비 중이다. ‘기자의 글쓰기’를 최근 탈고했다. 돈을 벌기보다 좋은 책을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원론적인 글쓰기 책은 아니었으면 좋겠단다.


“처음엔 글쓰기가 두려웠어요. 하지만 어느 단계를 넘어서니 자꾸 글을 쓰게 됩니다. 이제 글쓰기는 제 삶 자체예요. ‘기자의 글쓰기’ 페이지는 제가 글쓰기 공부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계속될 겁니다. 아직도 선배에게 기사 못 쓴다고 혼나는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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