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지역 언론사 페이스북도 겁나게 좋당게~"

재치 있는 문구로 시선 끌어
생활 밀착형 이슈 쉽게 전달
KNN·부산일보·광주MBC 눈길
CBS, 지역과 콘텐츠 게시 공유
관리·제작 전담인력 부족 애로

지역 언론사 페이스북이 변신하고 있다. 중앙 언론사 못지않은 다채로운 콘텐츠와 재치 있는 문구, 색다른 페이지 이름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든 지역 소식을 페이스북으로 전달하는 그날을 꿈꾸며 오늘도 새로운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우리 써~운한 영상 하나 보입시당~” “긔…긔엽다…” “요거이만 보면 오늘 하루 뉴스는 끄~읕~” KNN은 흡사 친구가 말하듯 페이스북 게시물을 올린다. 페이스북 페이지명도 친근한 ‘캐내네’. ‘캐내네’는 KNN이 내보낸 동영상 뉴스 콘텐츠를 기본적으로 제공하지만 ‘야심차게 준비한 코나’라며 하루 뉴스를 정리하는 영상물이나 카드뉴스, ‘캐내네’ 자체 제작 영상 콘텐츠 등을 하루 10개 내외로 꾸준히 올린다. 그 덕분인지 5일 기준 ‘캐내네’가 보유한 팬 수는 1만2756명. 지역 언론사 중 1000명 이상의 팬을 보유한 언론사가 20곳도 안 된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수치다.


▲지역 언론사들이 다채로운 콘텐츠와 재치있는 문구로 독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사진은 위부터 광주MBC, KNN, 부산CBS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다양한 콘텐츠와 재치 있는 문구라면 부산일보도 빠질 수 없다. 부산일보는 유통에 60, 자체 생산에 40 정도의 가중치를 두고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유통도 단순히 링크만 따서 게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사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을 직접 포토샵으로 가공해 업로드하고 SNS에서 유행하는 ‘드립’을 적는다. 부산의 사건·사고나 볼거리 등 짧은 영상과 카드뉴스를 만드는 것도 물론이다. 부산일보 페이스북을 관리하는 이혜미 기자는 “‘새로운 버스 노선이 생긴다’ ‘지역 내 학교에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다’와 같은 생활 밀착형 이슈가 SNS에서 인기가 많다”며 “중앙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부산 곳곳의 소식을 쉽고 자세하게 전달하다 보니 젊은 이용자들의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공식 페이지 외에 서브페이지를 두고 활발한 상호작용을 하는 언론사도 있다. 경남도민일보는 공식 페이지 외에 자치행정부, 경제부, 시민사회부 등 부서별 페이지와 출판사 페이지, 책 페이지, 독자모임 그룹, 경남맛집 그룹 등 수많은 페이지들을 거느리고 있고, 경남신문도 ‘경남신문 기자살롱’ 페이지를 따로 두고 다양한 독자와 만나고 있다.


광주MBC는 광주 곳곳에 숨어있는 카페, 맛 집, 즐길 곳, 데이트 코스 등 깨알 같은 팁을 제공하는 ‘광주탐구생활’ 페이지를 서브로 두고 공식 페이지에서 이들 콘텐츠를 공유한다. 광주MBC 페이스북을 관리하는 이주형 PD는 “언론사 브랜드 이미지를 좋은 방향으로 구축하기 위해 젊은 여성 독자들을 불러 모을 필요가 있었다”며 “애초 목표가 독자들이 마음껏 공유할 수 있는 트렌디한 페이지를 만드는 것이었다. 앞으로 단순한 방송사 페이지가 아닌 커뮤니티 페이지로 키우기 위해 올해 안에 다양한 성격의 동영상 페이지를 서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캐내네’처럼 작심하고 색다른 페이지 이름을 붙이는 언론사도 있다. 지역CBS가 그 주인공이다. ‘단디뉴스(대구CBS)’ ‘부산기자(부산CBS)’ ‘아따 거시기 뉴스(전남CBS)’ ‘청주뉴스(청주CBS)’ ‘맨도롱 또똣(가칭·제주CBS)’ 등 지역CBS는 친근하고 색다른 이름의 페이지를 개설해 젊은 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최철 CBS SNS 팀장은 “본사 페이스북 콘텐츠를 특화할 수 있는 방법은 지역 콘텐츠라고 생각해 지난해 10월 13개 지역국을 대상으로 SNS 교육을 실시했다”며 “‘부산기자’와 ‘청주뉴스’는 지난해 말 팬 수 1000명을 돌파했다. 다른 지역국들도 활발하게 콘텐츠를 게시하고 공유한다면 서로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이 열악한 지역 언론사에서 페이스북 페이지를 관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역의 경계가 없는 온라인의 특성 상 타겟팅이 쉽지 않고, 인력이 부족해 페이스북 관리를 겸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대부분의 지역 언론사들은 1명의 전담 관리자 외의 나머지 인력은 대학생 인턴으로 채우고 있었다. ‘단디뉴스’를 관리하는 권소영 기자는 “본업이 있다 보니 페이스북 관리가 유야무야 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술적 한계도 커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기도 역부족이다. 전문적인 부분은 본사 SNS팀에 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지역 뉴스가 전국적으로 소비될 수 있다는 점, 젊은 세대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페이스북에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혜미 기자는 “독자층의 고령화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종이신문 특유의 보수적인 이미지가 젊은 층에게 호감을 사지 않는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며 “그러나 페이스북을 운영하면서 이슈에 쉽게 접근하고, 신조어를 쓸 수 있어 젊은 세대에게 친근하게 접근하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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