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사임을 공언한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홍 회장 사임에 따라 계열사를 총괄하는 회장직은 폐지되고, 머투 그룹은 각 계열사별 사장 체제로 운영된다.
머투 한 관계자는 “공언한대로 홍 회장이 연내 회장직에서 물러난다”며 “머투 그룹은 계열사 사장들이 개별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체제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홍 회장이 겸하고 있는 머투 대표이사·발행인 인선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부 인사보다는 내부에서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머투의 최대주주로서의 역할은 유지한다.
앞서 홍 회장은 지난 10월14일, 올해 안에 머투 미디어 회장, 머투 대표이사·발행인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머투는 회사 내부의 고민과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홍 회장의 사퇴는 연합과의 갈등에서 촉발됐다는 게 언론계의 공통된 시각이었다. 연합은 지난 9월 중순부터 머투 계열 언론사를 저격하는 기사를 잇달아 보도했다. 머투가 연합이 받는 정부 지원금의 근간인 뉴스통신진흥법을 연속 비판한 뒤였다.
10월4일 홍 회장이 연합을 전격 방문, 박노황 사장을 만나면서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머투 계열사 기자들이 반발했다. 연합의 공격에 ‘백기투항’한 것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기자협회 지회와 노조 중심으로 성명을 내는 등 홍 회장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홍 회장은 기자들을 만나 사태 해결에 나서다 돌연 사임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기자들은 “회장이 물러나는 것은 건설적인 상호 비판으로 성장한 머투의 조직문화를 다시 확인해 준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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