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말말 |
"국사 교과서 국정화, 단호하게 대처할 것" "한강의 기억은 한글 덕…영어·한자에 매달리는 것 바보짓" "한국어 제대로 알려면 초등 한자교육 필요해" |
▲조정래 소설가가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5년 제5회 장애인 독서 한마당에 참석해 특강을 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글인 한글의 창제를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한글날을 맞은 가운데 교육부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작가 조정래 선생이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조정래 선생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에게 한글이 없다면 지금 우리는 조선시대처럼 한문을 문자로 쓰고 있을 것인데, 이는 문자가 없는 문화 식민지라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 민족의 자존심과 존재감은 어디에 있겠는가. 굴욕과 그 비참함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우리를 가장 떳떳한 독립국가의 국민으로서 인정할 수 있는 것이 한글이라는 사실을 국민 모두 깊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선생은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에 대해)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한자 없이도 아무런 불편이 없다고 말하고 학부모, 교수 등 전문가들도 반대하고 있다"며 “영어교육을 강행해서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한 것처럼 (초등학교 한자교육도) 아동학대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선생은 "문자는 의사 전달과 표현에 목적이 있고 모든 신문도 한글 전용으로 돼 있는데 신문을 보고 뜻을 모르는 일이 거의 없다"며 "(이처럼) 교양인으로서 일반인이 생활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데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를 주장하는 것은) 학자들이 자기들의 입장만 돈독히 하기 위해 논리적 타당성 없이 일방적으로만 주장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 선생은 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서는 "정권은 유한하고 민족은 무한하다"며 "역사라는 것은 끝없이 재해석된다. (현재 검정 교과서가 좌편향이라는 주장에 대해)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균형이 있어야 하는데, 민주주의가 최고로 발달했다는 미국도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 대한민국도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지 왜 자꾸 이야기를 나쁘게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선생은 "여유를 가지고 넓은 안목으로 생각해야 하고 정치, 우리 삶 모두 서로 논쟁하고 타협해야 민주주의가 성취되는 것"이라며 "또 다양성이 보장돼야만 민주주의가 발전한다. 획일화가 가장 나쁜 것이다"며 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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