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대전충남본부 A기자는 매일 출입처에 나가 취재하고 기사도 쓰지만 몇 달 째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초 대전충남본부에서 해고된 그는 사실상 소속 없이 뉴시스 본사에 기사를 송고하고 있다.
뉴시스 대전충남본부 기자들에 따르면 본부장은 본사에 계약 해지를 요구하며 지난 4월6일자로 기자들을 전원 해고했다. 이 중 11명은 사실상 무소속 신분으로 3개월 째 일하고 있다.
기자들은 대전충남본부의 정상화를 기다리며 취재활동을 하고 있지만 여건은 열악하다. 무임금에 노트북과 카메라 등 취재장비를 모두 반납하고 개인적으로 마련한 장비로 기사를 쓰고 있다.
A기자는 “본부장이 갑자기 우리 기자들을 해고했지만 뉴시스 대전충남본부를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기사를 송고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기자들은 큰 이탈 없이 함께 뜻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B기자는 “해고 전에도 임금 체불이 빈번해 그 횟수를 누적하면 최대 1년치 월급을 받지 못한 기자도 있다”며 “노조를 결성하고 본부장과 협상을 벌였지만 임금 체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여기에 각종 수당과 퇴직금마저 받지 못해 노동청에 본부장을 고발한 상태”라고 밝혔다.
뉴시스 지역본부는 서울 본사와 법인이 다른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역본부는 본사에 2~3년 단위의 계약 보증금과 매달 수수료를 내고 ‘뉴시스’라는 제호를 받아 뉴스를 공급한다. 이 때문에 지역본부 기자의 고용·해고에 대한 인사권도 각 본부장에게 있다.
대전충남본부장은 계약 해지를 요구한 이유에 대해 “뉴시스 본사가 머니투데이에 인수된 후 지방본부와의 소통이 단절됐다”며 “본사가 독립 법인인 지역본부에 대해 시비를 걸거나 광고 수익 배분 등으로 갈등을 일으켜 이런 상황에서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제 때 월급을 주지 못한 것은 인정하나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본부와 본사의 갈등 사이에서 기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당장 밀린 월급과 퇴직금을 줄 수는 없다. 보증금을 가지고 있는 본사에 퇴직금을 청구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충남본부에서 해고된 기자들이 뉴시스 본사 시스템을 통해 아직도 기사를 쓰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기자들은 이제 대전충남본부 소속도 아니지만 본사 소속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본사는 대전충남본부와 맺은 운영계약서에 따라 임금체불 내역과 매출 자료 등을 요구했으나 본부장이 일부 자료만 제출하다가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기자들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본사 관계자는 “경영정상화를 촉구하는 공문을 여러 차례 보냈지만 본부장은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가 수개월째 지속되면서 기자들의 생활고가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방법에 따라 계약해지 절차를 밟은 뒤 새 본부장을 찾을지 본사직영으로 운영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기자들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당장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대전충남본부를 지키기 위해 보수도 받지 못하고 자발적으로 기사를 출고하는 기자들을 지지한다. 최대한 빨리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대전충남본부장은 계약 해지의 귀책사유가 과도한 광고 수익 배분 등을 요구한 본사에 있다고 주장하며 본사를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본사 관계자는 “현재도 본부장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고 있다”며 “기자들의 임금체불 규모가 커 대전충남본부 보증금에 대해 채권가압류가 걸려있는 상태다. 정상적으로 계약 해지가 이뤄진다면 제1채권인 기자들의 미지급 임금이 보증금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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