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전환기…준비 잘 하면 기회 될 것
‘중국 관찰자.’ 중국 전문가 김기수 내일신문 기자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실제 그는 변화와 성장을 거듭하는 중국을 매일 관찰하고 있다. 2006~2008년 2년간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MBA 과정을 밟게 된 것도 중국을 가장 빠르고 깊숙이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열정을 높이 산 내일신문이 항공료를 기꺼이 지원했다. 중국항공사를 이용하고 6개월 전부터 표를 예매한 덕에 경비를 크게 줄였다. 복수비자를 발급받아 매주 자유롭게 중국을 오갈 수 있었다.
하지만 MBA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주중엔 외교부 출입 기자로 일하다 주말엔 중국으로 날아가 수업을 들었다. 베이징대에 있는 3만원짜리 숙소가 주말동안 그의 집이었다. “금요일 오후 비행기를 타고 중국에 가서 토·일요일 오전 8시30분에서 오후 6시까지 공부했어요. 일요일 오후나 월요일 이른 아침 한국으로 돌아온 뒤 업무뿐 아니라 수업과제, 시험공부까지 해야 했죠. 학업과 일 모두 소홀하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했어요. 하지만 너무 힘들어서 다른 기자들에게는 절대 권하고 싶지 않아요.(웃음)”
김 기자는 중국에 가기 전 1년 넘게 중국어에 매진했다. 당시 회사가 직원들의 외국어 학습비용을 지원해준 덕분이었다. 그럼에도 막상 비행기를 타고 국경을 넘어가면 언어, 문화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4학기 동안 21개 과목을 수강하며 공부하고 또 배웠다. 그러면서 친해진 120여명의 중국 언론인·정치인·사업가 동창들은 큰 인적 재산이 됐다. 지금도 중국판 대화 어플 ‘위쳇’으로 매일 대화를 나눌 정도다.
그는 졸업하던 해에 졸업논문까지 통과했다. 졸업생 120명 중 20명밖에 이루지 못한 성과였다. 그의 논문 주제는 ‘한국 4대기업 리더십과 기업문화.’ 리더십을 전공한 지도교수의 도움으로 더 심도 있게 연구할 수 있었다. 이때의 연구가 2012년과 2015년 각각 그가 펴낸 책 ‘시진핑과 리더십’, ‘시진핑 리더십과 차이나 골든타임’의 바탕이 됐다. “중국에서 지도자의 리더십 유형을 분석하는 연구는 활발하지 않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국가 권력에 대한 코멘트는 아직까지 부담스러울 수 있죠. 저는 외국인이었기에 이런 연구에서 조금 더 자유로웠어요.”
그는 중국이 대전환기에 해당하는 ‘골든 타임’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돈을 버는 ‘황금 시대’는 끝났지만 향후 3~5년간의 대전환기를 잘 준비하면 더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3~5년의 골든 타임이 중국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중국 사람들은 말하고 있어요. 이때 한국의 지도자들이 잘못된 리더십을 발휘하면 기술과 인력, 자본 모두 차이나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도 있죠.”
더 나은 한·중 관계를 위한 김 기자의 ‘관찰’은 계속될 예정이다. “그동안 중국 전체를 봤고 권역별로 나눠 분석하기도 했어요. 이제는 조금 더 자세하게 중국을 관찰할 겁니다. 앞으로도 매일매일 중국을 살피는 관찰자로 지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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