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2012년 파업으로 업무상 피해를 입었다며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해고무효확인, 업무방해, 손해배상 등 2012년 파업과 관련한 3건의 소송에서 1, 2심 법원이 모두 노조의 손을 들었지만 회사는 “불법파업”이었다는 입장을 거듭하며 상고할 의사를 밝혔다.

서울고등법원 제15민사부(부장판사 김우진)는 지난 12일 MBC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에 제기한 19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MBC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의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라며 “사측이 주장하는 절차상 문제가 있지만 파업의 정당성이 훼손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2012년 170일간의 MBC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6번째 판결이다. 지난 4월 해고무효소송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방송의 공정성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쟁의행위로 나아간 것은 근로조건의 분쟁에 해당하며, 이 사건 파업의 정당한 목적에 해당된다”고 판결했다. 

이어 지난달 5월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노조 집행부에 대해서도 서울고법은 “방송의 자유와 공정방송 의무는 MBC뿐 아니라 편성책임자와 보도·제작·편성 등에 관여하는 종사자들에게 함께 부여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MBC는 법원의 거듭된 판결에도 불구하고 “2012년 파업이 불법이라는 판단에 변함이 없다”며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MBC는 12일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가 벌인 2012년 파업의 본질적 문제점은 사장퇴진을 목적으로 행하여졌다는 점과 함께 노동조합이 정파적 시각에 따라 일방적으로 공정성을 주장한 뒤 파업이라는 투쟁수단, 즉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고자 한 것에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어 “3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법원이 여섯 번 씩이나 회사의 주장이 틀렸다고 판결했지만 ‘회사’를 참칭하는 극소수 경영진들의 입장은 한 치도 변함이 없다”며 “문제는 이렇게 세상과 불통·단절된 자신들만의 아집 속에 빠져 있는 극소수 경영진들 때문에 회사가 파업 이후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정체돼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야만의 시대를 끝낼 때”라며 “제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려는 최소한의 의지라도 보이라”고 밝혔다.

항소심 판결 직후 정영하 전 MBC본부 본부장은 “대법원 상고 절차와는 별개로 사태를 이렇게 만든 안광한 사장과 경영진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국민들과 MBC 노조, 구성원들에게 분명히 사과하고 MBC를 원래 자리로 돌려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능희 현 본부장도 “지난 170일 파업을 거의 마무리하는 판결이었다”며 “공정방송은 노사공동 책임이라는 법원의 판결에도 MBC가 받는 불신, 공영방송 실종을 지켜보는 것은 힘들고 괴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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