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뉴스만 내보내는 종편

보도프로그램 편중 여전
TV조선 지난해 절반 넘어
오보·막말 2배가량 증가

지난 8일 한 종합편성채널의 편성표. 오전 6시30분 ‘뉴스7’을 시작으로 오후 7시30분 ‘뉴스특급 730’까지, 중간에 교양 프로그램 2편을 제외하면 11시간 가까이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으로 편성돼 있다. 이날 방송된 프로그램 22편 중 보도프로그램은 12편. 12편 모두 상대적으로 시청자가 많은 오전 6시30분~오후 11시에 몰려 있다. 반면 교양·예능은 주로 새벽 시간대에 방송됐다. 하루 종일 보도프로그램만 방송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방송 분야의 조화로운 편성’이라는 종편 개국 취지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종편의 보도프로그램 편중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점검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4일 방통위가 발표한 ‘종편 재승인 조건에 따른 2014년도 이행실적 점검결과’를 보면, TV조선과 채널A의 보도프로그램 편성비율은 지난 4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프로그램이 가장 많이 방송된 곳은 TV조선이었다. TV조선의 보도프로그램 편성비율은 2011년 29.8%에서 35.9%(2012년), 48.2%(2013년)로 늘어나더니 지난해 51.0%로 절반을 넘어섰다.
채널A의 경우 2011년에는 21.8%로 편성비율 계획치(23.4%)를 밑돌았지만, 이듬해부터 34.2%(2012년), 43.2%(2013년), 44.2%(2014년)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두 종편은 지난해 보도프로그램 편성비율 계획치를 높였음에도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종편 관계자는 “보도프로그램을 많이 편성하는 것은 제작비 때문”이라며 “드라마의 경우 회당 2억~3억원, 20부작이면 총 50억원 가량이 드는데 비해 2~3%대 시청률 때문에 광고는 붙지 않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개국 초기엔 드라마 편성을 하곤 했지만 지난 3년간 방송하면서 ‘이러다간 망한다’는 현실감이 생긴 것”이라며 “드라마뿐 아니라 다큐멘터리, 예능도 제작비가 많이 들어 보도프로그램을 많이 편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종편의 오보·막말·편파 방송에 대한 방송 심의 조치 건수도 전년 대비 2~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TV조선이 97건으로 가장 많았고 채널A 41건, JTBC 16건 순이었다. 2013년 7건이던 JTBC와 20건이었던 채널A는 1년 후 심의조치 건수가 2배가량 증가했다. TV조선은 29건이었던 전년과 비교해 2014년에는 3배 이상(97건) 큰 폭으로 늘었다. 


방통위는 보도프로그램 과다 편성, 오보·막말·편파 방송 등 이행실적이 사업계획에 지속적으로 미치지 못할 경우 시정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2017년 종편 재승인 심사 때 위반 여부를 반영해 평가한다는 입장이다. 


종편이 보도프로그램의 편성 횟수보다 질적인 측면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온다.
구교태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는 “종편은 방송의 구성요소 중 방송사의 의중을 가장 쉽게 드러낼 수 있는 자막을 자극적·편향적으로 제작, 수차례 반복하거나 오래 노출시키며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 교수는 “시사 토론 프로그램의 경우 지엽적·자극적 주제, 다양한 의견 없는 사회자와 패널, 논리적 근거가 취약한 발언 등으로 보도의 공정성을 훼손한다”며 “종편은 이러한 질적 문제부터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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