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받는 문화에 공감해줬으면"

[시선집중 이 사람]제주 무형문화유산 취재 이소진 제민일보 기자

▲제민일보 이소진 기자

“유형문화재에 비해 무형문화재에는 비교적 관심이 적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무형문화재는 사람에 의해 전승이 이뤄지는 만큼 유형문화재에 비해 보존·전승이 까다롭고 어렵죠. 때문에 다른 시각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실을 반영한 전승 방법, 또 전통 계승과 함께 ‘문화유산으로서의 전승’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해 1월28일 연재를 시작해 지난달 21일 16개월의 대장정을 마친 기획기사가 있다. 제민일보의 ‘살아있는 무형문화유산을 만나다’이다. 이소진 기자는 문화부로 발령받은 지난해 7월부터 연재의 마지막 편까지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도지정 중요무형문화재 등을 찾아다니며 현장실태를 파악했다. “제주도는 특히 무형문화재에 대한 전승 관리가 오로지 인간에 의한 전승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무형문화재들이 문화유산이 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는지 확인·점검하는 작업이 필요했죠. 때문에 제주도 내에 있는 무형문화재 보유자, 전수자들을 만나야 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각각의 사례를 문화유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분석하는 한편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았죠.” 


보유자, 전수자를 찾아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시간이나 거리의 제약도 별 어려움이 아니었다. 문제는 인터뷰였다. 보유자들은 평균 연령이 70~80대의 고령인 경우가 많아 대화 자체가 어려웠다. 게다가 전수자들은 부업을 하면서 무형문화재 전승 활동을 하고 있어 취재에 소극적으로 협조하기 일쑤였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무형문화재가 문화유산으로 활용된 사례를 찾고 분석하는 일이었다. 대부분 전통 계승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들을 관광자원화, 문화자원화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사례를 찾기 힘들었다. 


그래도 희망의 빛이 보이는 보유자, 전수자들을 만날 때는 없던 힘이 솟았다. 대중과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서순실 제주큰굿 전수교육조교, 제주 고소리술의 명품주 가능성을 연 성읍민속마을 김희숙 고소리술 전수교육조교 등은 그에게 큰 감명을 안겨줬다. 


다행히 지난 3월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안(무형문화재진흥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 기자가 강조했던 문화유산화에 대한 이야기도 법률에 포함됐다. 이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무형문화재에 대한 시각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그는 기대하고 있다. “우리 연재 때문은 아니겠지만 법률 통과로 인해 무형문화재에 대한 계승·활용 방법이 변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 이 법이 지역 실정에 맞게 얼마나, 어떻게 활용되는지 지켜볼 계획이에요. 또 제주도청의 무형문화재 활용을 위한 지원과 콘텐츠 개발을 촉구하는 기사도 취재·발굴할 예정입니다.”


그는 지역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의 숨은 가치를 발굴해내고 싶다고 했다. “이번 기획을 계기로 장기기획에 대한 취재 계획, 방법, 스킬 등을 이해했어요. 앞으로 무형문화재와 같은 ‘소외받는 문화’에 대한 취재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최근 ‘로컬푸드’에 대한 중·단기 기획도 마쳤는데, 제주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활용한 관광·문화자원화 방안 등 먹을거리의 문화가치를 발굴·취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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