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권호경 사장의 3선 연임 여부를 놓고 관심을 모았던 지난 11일 재단이사회에서 사장 선임 문제가 일체 논의되지 않음에 따라 권 사장의 3선 연임이 좌절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단이사회는 이날 임기만료에 따른 재단이사 선임 건, 직원 인사 건 등을 논의했을 뿐 당초 기타 안건으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사장 선임에 관한 건은 일체 논의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14일 권사장의 3선 연임을 강행하려던 재단이사회가 노조의 반발로 무산된 데 이어 권사장의 거취 문제가 이번에도 거론되지 않아 재단이사회를 통한 권사장의 3선 연임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특히 권 사장의 3선 연임을 사실상 반대해온 김상근 이사가 이날 부이사장에 선임돼 권 사장 3선 연임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 목사는 지난해 노조와 6·26 합의를 이끌어낸 장본인으로 사장청빙위원회를 구성해 사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대외에 여러번 천명해왔다. 때문에 노조에 상당한 빚을 지고 있는 김 목사가 부이사장이 된 것은 이후 사태 추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재단이사 3명의 경우 권사장의 3선 연임을 적극 찬성해왔던 데 반해 새로 임명된 이사들은 중립적인 인사들로 알려져 재단이사들간의 표 대결도 권 사장이 낙관할 수만 없다는 것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2월 18일로 끝나는 권 사장의 임기는 한달 가량밖에 남아있지 않다. 구정 연휴 등이 끼어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재단이사회를 열어 사장 선임을 하기 위한 시간은 고작 이달 말과 2월초가 전부인 셈이다. 재단이사회가 이 기간 안에 또다시 이사회를 소집하고 무리수를 던질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교계의 반대여론과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CBS는 권 사장이 임기만료로 자연스레 사장직을 물러난 후 당분간은 대행체제로 갈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다. 권 사장의 3선 연임 여부로 벽에 부딪혀 있는 사장청빙위원회 구성 등 정관개정 문제와 차기 사장 문제가 보다 폭넓게 논의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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