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년 새해를 맞는 언론사 최고경영진들이 내놓은 새해 신년사의 화두는 ‘기회’와 ‘도약’이다.
이는 올해 월드컵과 지방 및 대통령 선거 등 ‘빅 이벤트’가 이어진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올해 경제사정에 대해선 낙관론과 비관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이 국가적 행사들을 어떻게 경영난 타개는 물론, 일보 전진의 기회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최고경영진들은 또 신년사를 통해 각사가 직면한 올해 과제와 경영 방침을 제시하면서 직원들의 분발을 당부하고 있다.
■중앙일간지·통신사
경향신문 장준봉 사장은 “지난해 향상된 이미지와 위상을 어떻게 신문구독률과 광고수주에 반영되도록 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라며 ‘지난해 보다 20% 일 더하기 운동’을 제안했다. 국민일보 노승숙 사장은 “자립기반 마련을 위해 ‘10% 경비절감, 10%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고 기독교시장 확보에 총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또 구독확장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민영화 원년’을 맞는 대한매일의 전만길 사장은 “정부지배하 신문사일 때 의식과 업무 추진방식을 철저하게 떨쳐 버릴 것”을 주문하면서 경영진과 우리사주조합, 노조가 함께 참여하는 민영화발전공동위원회 구성 등 ‘열린 경영’을 올해 경영지침으로 제시했다.
동아일보 김학준 사장은 ‘도약과 혁신’을 올해 화두로 제시하면서 “신문과 잡지의 위상을 높이는 결정적 계기로 삼자”고 주문했다. 김 사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면의 질적 향상 ▷공격적인 광고 판매 영업 ▷지원 및 관리부서의 경영합리화와 업무개선 ▷경쟁력 향상을 위한 새 인사제도의 시행 등을 올해 경영목표와 과제로 내놓았다. 문화일보 김정국 사장은 올해는 “다시 일어서야 할 시기”라며 “재도약과 탈바꿈을 위해, 변화를 창조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은 올해의 과제를 “언론자유를 질적으로 한 단계 높이는 일”이라며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공정하고 정확한 기사 쓰기를 주문했다. 그는 또 “한국사회가 화합과 단결, 협조의 길로 가는 전환점을 만드는데 기여해야 한다”며 “조선일보가 신문제작의 기본 이념과 중심철학을 지키면서 우리와는 다른 다채로운 견해들을 적극 수용하는 그런 겸손한 태도야말로 한국 사회의 화합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장은 또 인재양성에 새해 경영의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올해를 ‘일류신문 만들기’를 위한 시스템을 완비해 나가는 해로 규정했다. 일류신문 만들기에 대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새로운 지면을 구성해야 하며 새로운 기사, 새로운 광고영업 방식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자기와의 싸움”이라며 “인사정책과 사내교육 정책을 개선하고 투자도 과감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대선과 관련해 “어느 한쪽에 줄을 서서 외치는 그런 신문은 결코 일류신문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최학래 사장은 “‘3대지 진입’을 목표로 하는 ‘한겨레 5개년 발전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며 “일단 마련된 대책 가운데 올해 안에 해야할 일들은 하나하나 확실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2002년을 한겨레 제2창간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새해를 힘차게 시작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연합뉴스 김근 사장은 “올 2월과 4월 예정돼 있는 임시국회 때 연합뉴스사법안의 성사를 위해 다시 한번 우리의 결의를 다져야 할 때”라며 “재정구조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 구독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조만간 사내 추진기구를 두고 준비작업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방송사
KBS 박권상 사장은 올해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선거 등 ‘국가적 대사’가 치러지는 것과 관련 “우리 역사상 아주 중요한 해”라며 주요 과제로 ▷정직하고 공정한 선거방송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 방송의 철저한 준비 ▷고품격 디지털 방송의 실시 ▷경영의 효율성과 투명성 제고 ▷합리적 예산편성에 따른 효율적 예산 집행 등을 제시했다.
MBC 김중배 사장은 올해의 정책목표로 ‘최고의 경쟁력으로 시대의 희망을 여는 새 MBC 만들기’를 제시하면서 MBC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제작비를 지난해보다 10% 정도 증액, 각 장르의 전략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각 조직별 책임경영시스템의 정착, 성과와 보상을 연계한 새 인사제도의 정착 등으로 조직과 제도, 관행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SBS 윤세영 회장은 “새해는 SBS에게는 ‘1등 방송’의 자리를 확고히 다지는 해”라며 “지속적인 공명선거 캠페인과 차원 높은 후보 토론회, 불편부당의 선거방송을 통해 올바른 정치문화가 자리잡도록 역할해야 한다”고밝혔다. 윤 회장은 또 “새 인사평가제도를 토대로 전 사원의 능력급제가 실시되면 1등 방송을 위한 하부구조는 어느 정도 갖춰진다”고 덧붙였다.
iTV 황규환 회장은 방송권역 확대문제와 관련, “방송질서가 개편되는 올해 방송권역을 넓히고 재정안정을 확보하며,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새해 한, 두달 동안은 더 정교하고 힘있는 투쟁과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방지
강원일보 최승익 사장은 ‘2002년 회사 사랑 신풍운동’의 일환으로 신문확장사업을 제안하면서 “전 사원들이 신문확장 운동에 총력을 기울여 올해 목표를 거뜬히 달성해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동물박람회와 캠핑대회 등 지역내 각종 이벤트를 계기로 신선한 아이디어를 개발, 회사영업에 접목시켜 줄 것을 주문했다.
경인일보 김명수 사장은 지난해 지면혁신과 조직개편으로 광고신장과 부수확장이 이뤄진 것을 성과로 꼽으면서 “수원과 인천에서 월드컵이 열리고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도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광주일보 최승호 사장은 “올해로 창간 50주년을 맞게 됐으나 현실은 우리에게 축복보다 더 많은 절제와 인내, 시련을 강요하고 있다”며 “지면 감축과 긴축재정으로 침체된 면이 없지 않지만 이럴 때일수록 단합된 응집력으로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일보 김상훈 사장은 올해 과제로 8월께 예정된 16면 칼러와 48면 합쇄가 가능한 윤전기 증설과 사옥이전을 꼽았다. 특히 사옥이전과 관련해 김 사장은 “최하 2000평이 넘는 부지 위에 초대형 건물을 지어 신문제작은 물론, 문화공간 등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며 “당장 착공은 어려워도 부지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일보 김대성 사장은 새해를 맞아 ‘업그레이드 제주일보’를 선언하고는 “제주 국제자유 도시법이 시행되는 올해, 제주일보의 편집, 판매, 광고 등 모든 부분에서 한 단계 뛰어 올라서 명실공히 업그레이드를 이루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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