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 후보라던 박노황 연합 신임 사장 내정

박 내정자 "노조와 대화하겠다"

▲연합뉴스 사장 최종후보 선출일인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뉴스통신진흥회 건물 앞에서 열린 연합뉴스 부적격 사장후보자 퇴출 촉구 결의대회에서 연합뉴스 구성원들이 부적격 사장 퇴출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불공정 보도와 인사 전횡으로 지난 2012년 연합뉴스 노조의 103일 파업에 직접적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박노황 연합인포맥스 특임이사가 연합뉴스 신임 사장에 내정됐다. 노조와 언론시민단체로부터 “부적격 후보”라는 비판을 받은 박 이사가 신임 사장에 내정됨에 따라 연합 구성원과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대주주 뉴스통신진흥회는 10일 이사회를 열어 연합뉴스 신임 사장 후보로 박노황 연합인포맥스 특임이사를 내정했다. 25일 연합뉴스 주주총회에서 사장 선임이 의결되면 박 내정자는 향후 3년간 연합뉴스를 이끌게 된다. 박 내정자는 1983년 연합뉴스 전신 연합통신에 입사해 워싱턴지사장, 편집국장, 논설위원, 국제업무담당 상무, 연합뉴스 자회사 연합인포맥스 사장 등을 지냈다.


박노황 사장 내정자는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사원들의 뜻을 모아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신문과 방송 등 주요 고객사에 대한 서비스 제고에 힘쓰겠다”고 했다.


파업 유발자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박 내정자는 “파업 전에 사표를 냈는데 내가 파업을 촉발시켰다는 말은 와전된 것”이라며 “나중에 해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내정자는 “노조와 대화를 원칙으로 해서 잘 설득시켜나갈 것”이라며 “시경캡, 법조캡, 데스크 등을 하면서 후배들과 잘 지내왔다. 소통하는 마음으로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에겐 2012년 103일간의 연합뉴스 노조 파업을 촉발시킨 인사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2009년 5월 연합뉴스 편집국장에 취임한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보도 축소, 4대강 사업 찬미 특집 보도, 내곡동 사저 사건 해명 일색 보도, 한명숙 전 국무총리 유죄 단정 기사 등 정치권력 눈치보기 보도로 연합뉴스의 공정성을 후퇴시켰다는 지적을 받는다.


▲박노황 연합뉴스 신임 사장 내정자

연합 노조는 2012년 3월15일부터 6월23일까지 103일간 공정보도 쟁취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파업 당시 임금을 못받아 은행 대출금을 최근까지 갚고 있는 구성원이 있을 정도로 파업이 남긴 상처는 크다. 이날 뉴스통신진흥회 이사회가 열린 서울 마포구 공덕동 태영빌딩 앞에 연합 구성원 150여명이 참석해 부적격 인사 반대 목소리를 높인 것도 당시 파업에 연관된 인사들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국장 재직 시절, 정권 편향 보도 시비를 일으킨 박 내정자가 국가기간통신사의 공영성과 공공성, 정치적 독립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 구성원들이 차기 사장의 중요한 자질로 경영능력과 함께 소통능력을 꼽은 상황에서 갈등과 반목을 일으킨 박 내정자로 인해 연합 내부는 당분간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정훈 연합뉴스 노조위원장은 “연합뉴스의 미래를 바라보는 박 내정자의 경영능력이나 성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고, 지난 시기 있었던 인사 전횡이나 사내 민주화 퇴행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조합원 총의를 바탕으로 연합뉴스가 공적기능과 공정보도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의지를 모아내겠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이어  “박노황 후보를 차기 사장 후보로 추천한 뉴스통신진흥회 이사회 결정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진흥회가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