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특정후보 지지 있다" 87%
본보 전국기자 503명 언론·정치현안 여론조사
기자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대통령 선거 보도와 관련해 언론사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자 10명 가운데 7명은 대선 보도와 관련한 언론사 사주나 경영진의 편집권 침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련기사 4면
기자협회가 여론조사기관인 한길리서치와 함께 지난달 12일부터 17일까지 전국의 신문 방송사 기자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2년 정치 및 언론 현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선 보도와 관련해 “언론사의 특정후보 지지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편”(심한 편+조금 그런 편)이라고 응답한 기자가 87.1%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특정후보 지지가 있다면 어느 언론사가 그렇다고 생각하느냐”며 한 개의 언론사를 선택할 것을 요구하는 질문에 응답자 438명의 70.8%가 조선일보를 지목했으며 그 다음은 중앙일보(6.4%), 한겨레(3.2%) 순이었다. 이런 조사 결과에 “그 다음으로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보는 언론사는 어디냐”는 질문의 답변 결과를 합했을 때도 조선일보가 78.3%로 가장 높게 나왔다. 그 다음은 중앙일보(42.2%), 동아일보(13.7%) 순으로 나타났다.
또 대선 보도와 관련, 언론사 내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사람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응답자의 반수 이상인 52.5%가 “사주나 경영진”이라고 답한 데 이어 “대통령 선거보도 과정에서 사주나 경영진의 편집권 침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엔 응답자의 71.4%가 “그렇다”고 답했다. 다수의 기자들이 언론사주나 경영진이 대선 보도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위해 편집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자들은 공정한 대선 보도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기자 스스로의 공정보도 노력”(33.4%)과 “사주 및 경영진의 간섭 배제”(33.2%)를 비슷한 비중으로 선택했다. “노사공동의 대선 보도 준칙 마련”과 “노조, 언론단체, 시민단체의 감시활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각각 18.1%와 14.7%로 나타났다.
역대 대선 보도의 가장 큰 문제점을 물은 항목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43.1%가 “지역대결 조장”이라고 답했으며, 그 다음은 “특정후보 편들기”(27.2%), “후보자 자질, 정책검증 미흡”(18.1%), “경마식 보도”(10.5%) 순이었다.
또한 현 정부 언론정책과 관련, “김대중 정부의 언론 정책을학점으로 평가한다면 몇 점 정도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은 응답자(31.8%)가 C학점이라고 답했으며 A학점이라는 응답은 4.6%에 그쳤다. 나머지 B학점과 D학점은 각각 29.0%와 22.1%로 집계됐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언론자유 평가에서는 이전과 비교할 때 절반 가까운 46.5%가 “별 차이 없다”고 답변했으며 “더 신장됐다”는 의견도 응답자의 38.2%로 나타났다. “더 위축됐다”는 응답은 14.9%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언론계의 최대현안이었던 세무조사 결과가 언론개혁에 도움이 됐는지를 묻는 질문의 경우 “도움이 안됐다”(별로 도움이 안됐다+전혀 도움이 안됐다)는 응답이 50.5%로 “도움이 됐다”(많은 도움이 됐다+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는 응답(48.7%) 보다 약간 더 많았다.
한편 내년도 대통령 선거와 관련,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의 2/3가 넘는 72.6%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를 지목,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은 큰 격차를 두고 이인제 민주당 고문(9.7%), 노무현 민주당 고문(8.0%)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집권 가능성이 높은 당은 한나라당이란 의견(81.1%)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기자들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선 후보들이 국가를 이끌어가기 적합한 지도자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2/3가 넘는 71.1%가 “적합하지 않다”(별로 적합하지 않다+전혀 적합하지 않다)고 답변, 후보들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음을 보여줬다. “적합하다”(아주 적합하다+대체로 적합하다)는 답변은 27.2%에 그쳤다.
또 여당 대통령 후보로 누가 될 것이라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61.4%가 이인제 고문을 지목했으며 그 다음은 큰 비율 차이를 두고 노무현 고문(15.1%), 한화갑 고문(7.4%)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기자 대상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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