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확전 중계보다 비판 접근을

외신전달 치중…국제사회 우려나 분석 소홀

미국의 다음 타깃은 어디일까?

오사마 빈 라덴의 군사조직인 알카에다가 사실상 항복 의사를 밝힌 뒤 대다수 국내 언론이 주목했던 국제뉴스의 화제다.

언론은 그래서 지난 13일을 전후해 각종 외신을 인용, ‘미, 깡패국 정조준 확전 박차’(한국 13일자), ‘부시 “세계 테러망 산산조각 낼 것”’(동아 13일자), ‘미, 소말리아로 확전태세/ 부시 “불량국 적극대처”’(조선 13일자)등의 제목으로 미국의 확전 가능성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또 미국이 소말리아 등을 다음 공격의 대상으로 지목하는 이유와 소말리아의 내전상황 등을 소상히 다뤘다.

아프간 공격이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에서 부시를 비롯, 미국의 고위관계자들이 “테러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공언하는 상황에서 확전 여부와 그 대상이 어디일지가 주요 관심사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미국의 전쟁 방침과 관련한 언론의 관심 영역이 그런 확전의 실제 여부와 대상만은 아닐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신문사 논설위원은 “애초 미국이 아프간 공격 이전에도 테러와의 전쟁이 수십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음을 볼 때 확전 방침이 단순히 빈라덴의 ‘잔당소탕’ 문제가 아닌, 일정한 구상 아래 진행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며 “그러나 언론은 미국 중심의 상황 변화만 뒤쫓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언론은, 현상 추적에 집중할 뿐 확전 문제를 미국의 대 중동전략이란 구조적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확전의 타당성과 그것의 파장, UN 등 국제사회의 우려에 대해선 무관심한 모습이다. 탈레반이 붕괴된 상태에서 미국이 확전을 통해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지, ‘테러와의 전쟁’이란 명분 아래 확전은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나 세력에 대한 즉각적 공세를 합리화하려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문제의식도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일보와 한겨레가 13일자 사설을 통해 “무차별 확전으로 과연 테러가 근절될 지 의문”이라며 미국의 확전 방침을 비판적으로 평가한 것과 한국일보 14일자에 실린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 교수의 분석적 시론 정도가 눈에 띈다.

당연히 “전쟁에 관한 기사가 ‘전쟁의 폭력성’에 대한 경고와 ‘전쟁금지’의 방향성까지 심도 있게 다루기를 강력히 요구한다”는 중앙일보 10일자 웹진 ‘줌마네’ 이숙경 대표의 ‘옴부즈맨 칼럼’에 언론의 메아리가 있길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김동원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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