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소식에 참담"…권성민PD 고교 은사 해고 철회 청원

다음 아고라서 서명 받아

▲MBC에서 해고된 권성민 PD의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아고라 청원이 등록됐다. 권 PD의 고등학교 시절 국어교사라고 밝힌 청원자는 제자의 해고 소식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사진=다음 캡쳐)

MBC의 권성민 PD 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아고라 청원이 등장했다. 지난해 5월 자사의 세월호 보도 반성글을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다가 정직 6개월을 받은 권 PD는 지난해 12월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로 발령 난 후 ‘유배’생활 동안 ‘예능국 이야기’를 그리겠다며 개인 SNS에 만화를 3차례 연재했다가 지난 21일 해고당했다. 해고 다음날인 22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이슈청원에 발의된 서명운동은 23일 베스트 청원에 올랐으며, 권성민 PD의 고등학교 은사가 직접 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아고라 청원 MBC 권성민 PD의 해고 철회를 청원합니다)

 

권성민 PD의 고등학교 때 국어교사라고 밝힌 ‘인호’라는 청원자는 “제자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 1, 2위에 오르는 것을 보며 참담한 심정”이라며 “제자라기보다 젊은 벗으로 함께 했던 권성민 PD와의 시간들이 떠올라 그의 해고 소식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청원서명이라도 하지 않고는 잠들 수 없을 것 같아 뜻 있는 분들의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권 PD와의 일화도 적어 내려갔다. 청원글 작성자는 “고등학교 수능이 끝난 후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뮤지컬을 연출, 공연하는 것을 보고 받았던 감동, 제가 지도하는 연극반 아이들과 어울려 작품을 다듬어주던 대학시절 모습, 권 군의 MBC 예능PD 합격 수기를 학생들과 읽으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공유하던 특별수업 시간 등 많은 일들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유머에 올린 언론인으로서의 양심과 사랑 받는 MBC로 거듭나길 소망하는 글이 문제가 되어 6개월 정직과 수원지사 좌천 발령 소식을 듣고 안타까웠다”며 “예능국 이야기를 소소하게 그려내며 다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소망이 숨어 있는 웹툰이 문제가 돼 해고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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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민 PD의 해고 철회 청원은 현재 다음 아고라 베스트 청원으로 걸려 있다. (사진=다음 캡쳐)

 

청원자는 “권 PD는 암울한 언론 현실에서 자신의 역할을 고뇌하면서도 서민들에게 웃음과 벗이 되어주는 TV 예능프로를 위해 밤잠을 설치며 옛날의 ‘만나면 좋은 친구 MBC’가 되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국민과의 소통이 소중한 공영방송에 몸담은 언론인으로 바쁜 시간을 쪼개 ‘오늘의 유머’나 SNS를 통해 글과 웹툰을 올려 공감대를 넓힌 것은 오히려 권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원자는 “굳이 쌍용차 해고자와 가족 26분의 자살을 말하지 않아도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을 많은 분들이 피부로 느끼는 상황”이라며 “영화 ‘제보자’의 주인공이 스케이트장 관리를 하거나 뉴스타파를 만들 수밖에 없게 내몬 것은 저처럼 평범한 국민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권성민 PD의 원직 복직과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여 국민의 사랑을 받는 MBC로 거듭날 것을 간곡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31일까지 5000명을 목표로 발의된 서명에는 24일 오전 9시 기준 현재 총 611명이 참여했으며, 서명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서명자들은 권 PD의 원직 복직을 기원하며 MBC에 언론 본연의 자세를 촉구했다. 닉네임 ‘정주원’은 “권 PD는 명예훼손은커녕 바스라진 MBC에 희망이 있다는 걸 보여준 사람”이라며 “말도 안 되는 징계 해고가 철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세희’도 “그나마 이런 사람까지 내몰면 MBC에 희망이 없다”며 “2000명 중 이 사람을 알아본 그 안목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밝혔다.

 

닉네임 ‘정도’는 “(인사)결재권자 권재홍씨 부끄러운 줄 알라”고 지적했고 ‘Morphokhs’도 “MBC는 국민의 상식에 맞게 행동하라”고 했다. ‘소연’은 “모든 분들이 아니라고 하는데 MBC가 해고를 강행한다면 많은 이들을 적으로 돌리는 처사”라며 “방송이란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백만들기’는 “아까운 PD 한분을 잃으면 MBC도 손해지만 국민들도 손해”라고 했고, ‘청보리’도 “인재를 못 알아보는 눈과 귀, 입이 멀어져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자연인고니언론인으로서의 양심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미 언론으로서의 자정기능을 상실한 MBC의 모습이 안타깝다(‘zzz’), MBC의 옳은 판단과 언론매체 본연의 자리로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조지영’)”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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