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해고하려고 유료 법률자문 받은 MBC

한겨레21 법무법인 자료 입수

▲MBC가 ‘성과가 낮다’는 이유로 인사평가 뒤 짧게는 1년 만에 사원을 해고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그 합법성을 따지기 위해 대형 법무법인으로부터 유료 자문까지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은 12월1일 발행된 한겨레21 ‘표지’.

MBC가 업무 성과가 낮은 것으로 평가받은 직원들을 해고하기 위해 대형 법무법인으로부터 정당성 등에 대해 유료 자문을 받은 사실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겨레21은 1일 발행된 1039호에서 “MBC가 지난 8~9월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화우로부터 각각 두 차례에 걸쳐 받은 ‘장기 저성과자에 대한 조치 관련’ 답변서를 단독 입수했다”며 “MBC는 법무법인에 저성과자를 해고할 때 법적 정당성을 획득하는 방법을 자문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답변서는 MBC 쪽의 질의에 따라 해당 법무법인이 검토해 보낸 자료로 첫 머리에 ‘문화방송 주식회사’가 수신자로 명시돼 있다.

 

MBC가 9월23일 김앤장과 9월19일 화우로부터 받은 답변서를 보면 MBC는 ‘장기 저성과자 해고 절차를 운영할 예정’으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개인평가규정의 최저등급인 R등급을 3번 받은 것은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대기발령 등의 절차를 거쳐 징계해고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대기발령과 별개로 ‘성실의무 위반’으로 징계해고가 가능한지”를 질문했다.

 

한겨레21이 보도한 MBC가 계획한 ‘장기 저성과자 해고 절차’ 방안은 1회 R등급 교육발령, 2회 연속 R등급 대기발령 및 교육발령, 3회 연속 R등급 대기발령 후 명령휴직, 교육발령, 희망퇴직 권고, 직권면직 등을 진행하는 것이다.

 

R등급이란 MBC가 1년에 세 차례 실시하는 업적·역량 평가에서 70점 이하를 받은 사원에게 주는 최저등급을 말한다. 그동안 MBC는 경영진을 비판하거나 보도 방향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사원들에게 R등급을 줬는데 2012년 파업 참가자 전원에게 R등급을 부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초에는 ‘국정권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을 취재하던 ‘시사매거진 2580’의 김연국 기자가 취재 중단 지시에 반발하자 R등급을 받았다.

 

한겨레21은 “MBC가 R등급을 해고에 적극 활용하려 한 정황이 드러난다”며 “사실상 경영진을 비판하거나 보도 방향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직원들을 겨냥한 ‘해고 프로젝트’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MBC가 마련한 ‘저성과자 해고 방안’에 대해 김앤장은 “이렇게 단기간에 저성과자들을 해고시키는 경우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화우 역시 “연속 3회 3R등급을 받았다는 사유만으로 해당 직원을 일괄적으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해고로 판단될 법적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겨레21은 “‘저성과자 인사 조치’ 자문과 관련해 MBC 홍보실 관계자는 ‘내가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고 답했고, 권재홍 MBC 부사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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