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 보도 안팎 진위여부

선정성·논란 잇따라...

위문편지는 자작극?



o ···조선일보 17일자 사회면 머리기사 '서해 장병 자녀의 편지'에 대한 자작극 논란이 기자들 사이에 일었다. 보도 내용은 연평초등학교 학생 7명이 16일 점심시간을 이용, 북한 함정과 대치하고 있는 아버지에게 응원과 그리움의 편지를 썼다는 것. 이 기사는 조선일보에만 실렸고 타사 기자들은 즉시 연평초등학교로 달려가 내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중앙일간지의 한 기자는 "조선일보 기자가 선생과 학생들에게 편지를 쓰라고 시킨 내용을 확인, 기사로까지 송고했으나 보도되지 않았다"며 자작극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측은 "수업시간에 교사가 편지쓰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라며 "오히려 '물먹은' 기자들이 대거 몰려가 '왜 조선일보에만 편지를 줬느냐'고 교사들에게 항의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말많은 '부부싸움'



o ···차영구 국방부 대변인의 경질을 가져온 '부부싸움' 보도를 둘러싸고 한때 언론계와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는 17일 차 대변인의 발표를 전하며 "'부부도 싸운 뒤에 사이가 더 좋아지는 법'이라거나 '남북한 화해와 협력, 교류, 대화를 조기정착시키는 것이 양쪽 모두 이기는 길'이라는 등 시종 부드러운 표현을 사용해가며 사태의 조기수습을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17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불거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부부싸움' 발언을 집중 질책했고 조성태 국방장관은 답변을 통해 "부부싸움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데 사과한다"며 "연합뉴스 기사 중 잘못된 부분이 있어 정정기사를 요구했고 대체기사를 내보냈다"고 밝혔다. MBC는 18일 뉴스데스크에 이를 보도하며 "연합뉴스측의 잘못 표현된 기사로 대변인이 전격 경질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측은 "대변인 발언 그대로 보도한 것이며 '부부싸움'이라는 말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사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체기사를 낸 것은 국방부 요청을 감안해 완곡하게 기사를 다시 송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일 오전 연합뉴스는 MBC측에 뉴스데스크 보도에 대해 항의의 뜻을 전했다. 조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 출입기자를 만난 데 이어 차 전 대변인과 연합뉴스를 방문해 김종철 사장, 최정 편집상무에게 "연합뉴스 보도가 잘못 알려져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쳤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긴장고조이제그만'



o ···17일 각 언론에 일제히 보도된 '미 핵잠수함 한국 도착'은 이번 교전과 무관하게 애초 계획된 것이라고. 국방부도 이런 사실을 출입기자들에게 알렸으나 기사에는 '긴박한 상황'을 나타내는 정황증거로 쓰였다. 이에 따라 언론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선정적 보도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선정성 논란은 상황 재구성 기사에서도 제기됐다. 연합뉴스는 16일 '긴박했던 남북함정 간 교전상황'을 시간대별로 기사화했다. 이 기사는 "선상에서는 잔뜩 겁에 질린 수병들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등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고 교전상황을 묘사, "아직도 이런 류의 기사가 타전되는가"라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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