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랙티브뉴스·차별화된 편집…진화하는 지역언론

2014 지역신문 컨퍼런스 '새로운 눈, 새로운 창'

지역언론-대학학보사 협약 제안
청소년 대상 기자체험 교육 눈길


지역신문 진흥을 위해 현안을 진단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주최로 지난달 31일 대전 서구 괴정동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4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는 지역가치 창출을 위한 11개의 우수사례가 소개돼 지역신문의 새로운 가능성이 점쳐졌다. 


특히 첫 번째 섹션 ‘디지털 퍼스트 전략’에서는 지역신문이 제작한 인터랙티브 뉴스를 비롯해 신문, 방송, SNS 겸영을 통한 크로스 미디어 사례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김진이 고양신문 기자는 실험으로 만든 인터랙티브 뉴스, ‘고양고속터미널 화재사고’를 소개하며 지역신문이 새로운 가치를 구현해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기자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활용을 위해 전문가들을 초빙, 수업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편집국 인력을 활용해 팀을 구성하고 인터랙티브 뉴스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김정희 성주신문 기자는 신문사만의 특화된 킬러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며 종이신문을 근간으로 인터넷과 방송, SNS 등 다채널을 연결하는 크로스 미디어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기자는 “최근 개발돼 운영하고 있는 IPTV를 활용해 지난해 8월 ‘성주방송’이라는 이름의 지역방송국을 개국했다”며 “매주 2회 KT 올레TV와 성주신문 인터넷 웹사이트, 페이스북에 성주방송을 방영하면서 신문사 수익구조 및 경영환경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대전 서구 괴정동 kt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4 지역신문 컨퍼런스’의 기획세션 ‘젊은기자의 창’에서 전원 무등일보 기자가 발표를 하고 있다.

보도편집을 재조명해 생존 위기에 처한 신문 산업의 돌파구를 찾는 시도도 있었다. 아홉 번째 섹션 ‘보도편집의 재조명’에서 차별화된 편집 디자인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한 김금란 중부매일신문 편집부장은 “지면혁신 결과를 독자지향, 미래지향, 지역성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지면의 문패 통일감 부여 △컬러 전략의 활용 △슬림 편집방식 도입 △뉴스 분류의 구체화 △스페셜 기사 부각 △‘뷰’면의 탄생 등 세부 내용을 설명하면서 “이번 지면 혁신으로 독자와의 소통창구로써 종이 플랫폼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정창영 옥천신문 기자는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기존의 선거보도를 획기적으로 뛰어넘는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정 기자는 “기존 선거보도는 명망가 중심 보도, 단순 동정 보도, 여론 조사 중심의 경마식 보도, 사건 사고 중심의 선정성 보도 등이었다”며 “이 같은 문제점에 착안해 주민 참여, 생활의제, 인물검증, 정책중심, 대안제시, 지역밀착, 전담취재, 지속보도라는 8가지 원칙을 세우고 주민이 직접 선거 과정에 참여해 의제를 만드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각 사별로 추진하고 있는 사례들을 5년차 이하의 젊은 기자들이 공유하는 기획세션 ‘젊은 기자의 창’이 열리기도 했다. 신동빈 중부매일신문 기자는 지역 언론이 대학 학보사와 협약을 맺는 방법을 제시했다. 신 기자는 “종이신문 구독자가 사라지고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시대가 되면서 미래전략으로 젊은 독자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지역 소재 대학 학보사와 협약해 기사 노출 빈도를 높이는 한편 잠재적 독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종금 경남도민일보 기자는 기사 DB를 활용한 에버그린 콘텐츠를 제작해 지역 기사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임 기자는 “좋은 기사들을 그대로 묻혀 두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DB를 활용해 예전 기사들을 분석하면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 유용한 종합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원 무등일보 기자는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기자체험교육을 실시해 지역뉴스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전 기자는 “지역신문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청소년들에게 신문 제작과정을 낱낱이 공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지역신문과 기자에 대한 청소년들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더불어 신문 구독 의향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만성적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지역신문에서 지속가능한 재원 발굴 방안을 수립해 지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오성 옥천신문 기자는 “고생 끝에 신입기자를 뽑더라도 짧게는 3개월 이내, 길게는 2년 내외에 그만두는 경우가 상당하다”며 “이 때문에 ‘살아보고 결정하자’는 취지로 한 달간의 합숙전형을 통해 신입기자를 뽑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기자는 “다행히 지역사회와 접촉을 일찍 할 수 있었던 덕분인지 채용 후 이탈이 거의 없었다”며 “다만 비용 부담이 있어 지발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모든 세션이 마무리된 후에는 시민기자 기사대회, 젊은 기자의 창, 미래기자의 눈, 우수사례 총 4부문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됐다. 특히 대구일보와 성주신문은 각각 ‘신문, 디자인을 입다’와 ‘신문·방송·SNS 경영을 통한 경영환경 개선 및 크로스 미디어 지향’을 발표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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