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를 맡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박상건 위원은 “종이신문의 위기 속에 많은 언론사들이 모바일과 영상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제시한 반면 대구일보는 지면 디자인을 강화하자고 주장해 혁신적이었다”면서 “편집의 틀을 과감히 깼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대구일보가 본격적으로 디자인 강화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1년 전이었다. 읽는 신문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회사 차원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5~7명 정도의 팀원들은 매일 아침 회의를 통해 작업할 기사를 골랐다. 주요 기사가 선정되면 2명의 디자이너가 컴퓨터 앞에 앉아 기사와 관련된 이미지를 만들었다. 많게는 5개, 보통은 3~4개 정도의 이미지를 만들면서 기존 디자인 작업대로 해보기도 하고, 전혀 다른 추상적인 작업을 해보기도 했다. 그 중 레이아웃이 고정되고 질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추려 저장했다. 그 실험물이 어느덧 300개 정도가 쌓였다.
대구일보가 시도하는 디자인이 기존 신문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바로 텍스트의 배제와 여백이다. 기존 신문들이 문패 색깔을 맞추고 그래픽을 추가했으나 여전히 글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면 대구일보는 글보다 이미지를 더 부각시켜 전달력을 높이고자 했다. 뉴스를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어 이미지로 전달하고자 했다. 비움으로써 오히려 확실히 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여백도 살리고자 노력했다.
베를리너판인 대구일보는 현재 새로운 틀에 맞춰 20가지 정도의 레이아웃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의 실험물을 온라인으로 공유해 독자들의 반응을 수렴한 후 최상의 조건을 갖춰 선보일 계획이다.
그동안 노하우가 쌓이고 디자인 질이 안정화될 때까지 기다리는 상황이었으나 조만간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한 후에는 1면을 비롯해 3면과 양면을 잇는 브릿지면 등 다양한 면에서 여러 디자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28개 면에서 어떤 기사든 적합한 것이 있다면 기사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디자인을 입힐 예정이다.
김지훈 대구일보 디자인팀장은 “저게 무슨 신문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신문에 정답은 없다”면서 “기존 신문은 너무 친절하게 다 쓰여 있고 메뉴가 많다. 기사를 하나의 이미지로 전달해 독자들의 기억에 남는 신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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