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의 낯 뜨거운 '유병언 보도'

취미 등 신변잡기 모자라 미확인 여성편력까지 다뤄


   
 
  ▲ 지난 1일 방송된 채널A ‘FACT10’ 화면 캡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종합편성채널(종편)의 자극적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저녁 종합뉴스에 유병언의 식습관과 용인술이 다뤄지는가 하면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는 유병언의 성격과 여성편력 등 가십성 얘기가 자주 등장한다.

TV조선의 메인뉴스인 ‘뉴스쇼 판’은 지난달 1일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유병언 관련 꼭지를 보도했다. 이 중 일부 보도는 유 씨의 취미생활과 강연 중 기행 등을 다루며 신변잡기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16일 유병언이 폐 전동차에 집착한다며 120여량의 폐열차를 사 모았다는 내용을 보도하는가 하면 28일에는 유병언이 강연에서 힘자랑 한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또 강연 내용과 저술 내용을 통해 유병언이 작은 키 콤플렉스가 있을 것이라고 유추하기도 했다.

채널A도 ‘종합뉴스’에서 유병언의 용인술과 식습관 등 유병언 개인에 치중한 꼭지를 내보냈다. 채널A는 지난달 27일 ‘무 무덤’을 설명하며 유기농 음식만 먹는 유병언이 깨끗한 무에 과도하게 집착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또 19일에는 유병언의 측근을 인터뷰하며 ‘사람 다룰 줄 아는 인물이었다’는 그의 용인술을 보도하기도 했다.



   
 
  ▲ 지난달 16일 방송된 TV조선 ‘뉴스쇼 판’ 화면 캡처.  
 
시사토크 프로그램은 정도가 더 심했다. 유병언의 여성편력과 기행에 집중하며 단독, 독점공개를 제목 앞에 서슴없이 붙였다. TV조선의 ‘황금펀치’는 지난달 1일부터 30회에 걸쳐 유병언을 비롯해 아들 유대균, 비서 김혜경과 관련한 자극적 내용을 보도했다. 특히 지난달 25일에는 김혜경의 아들이 유병언과 닮았다며 김혜경이 유병언의 내연녀이고 사실혼 관계일 것이라고 기정사실화했다. 또 “김혜경을 잡으면 유병언도 움직일 것”이라면서 유병언보다 김혜경 수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5일에는 구원파 기업의 세모스쿠알렌 판촉 행사에 동원된 개그맨들을 스튜디오로 불러 유병언과 세모스쿠알렌에 대해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채널A의 ‘FACT10’에서도 지난달 1일부터 23회에 걸쳐 유병언과 관련된 가십성 내용들이 보도됐다. 1일에는 구원파 설교 시간에도 영어공부를 시키는 등 영어를 좋아한 유병언의 기행을 집중 보도하는가 하면 지난달 18일에는 결벽증인 유병언이 스스로 이발을 한다는 내용이 방송에 나갔다. 채널A ‘직언직설’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유병언 호위무사의 실체를 공개한다며 박수경씨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종편이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해 시청률을 높이고자 선정적, 자극적 보도를 일삼고 있다”면서 “유병언 관련 보도는 객관성과 공정성이라는 저널리즘의 두 가지 축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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