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 첫날인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세계기자대회 첫 번째 콘퍼런스에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국가 기자들이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구축과 남북관계 개선’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 ||
토론자들은 북한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이 명백한 위험이라며 북한의 위협과 도전에 맞서 6자회담 국가들이 노력을 결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신문 코메르산트의 정치평론가인 세르게이 스트로칸은 “군사분계선이 설정된 이후 한반도 위기상황은 6자회담을 포함한 강대국들이 조속한 해결책을 강구할 수 없는 문제였다”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약간의 진전이 있기는 했지만 무력시위, 미사일 시험, 군사 훈련 등 북한 지도자의 탐욕으로 인해 협상 과정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가 일생 동안 자국의 안전을 보장해줄 뿐만 아니라 핵 위협을 자신들의 유일한 전략상품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며 “또 대량살상 무기를 획득하는 것이 주체국가 건설의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대의 핵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여러 글로벌 이슈를 놓고 서로 힘겨루기를 함으로써 이미 기능이 상실된 6자회담이 더욱 무력해질 수 있다”면서 “북한의 존재와 행태에 맞서 우리의 노력을 결집해야 하고 북한은 우리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야 타나카 교도통신 영어뉴스 리포터도 “일본은 북한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해왔다”면서 “미국, 한국과 함께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계속해서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한과 북한이 대화를 확대하고 개성공단과 같은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일본도 중재자로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샤오휘 왕 중국 인터넷신문중심 부국장은 한반도 통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6자회담국의 구체적인 행동 강령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한반도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냉전의 후유증, 한국전쟁과 오랜 분단으로 인한 심리적 격차, 서로 다른 정치 체제, 경제개발의 차이, 주요국들의 영향력 및 상호작용 등 장애물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하지만 아무리 어렵고 복잡한 일이라 할지라도 한반도는 통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6자회담 당사국들이 △6자회담 재개 △냉전시대의 사고방식 탈피 및 상호신뢰 구축을 위한 실질적 조치 마련 △이산가족 상봉 체계를 시작으로 인적 교류를 위한 문호개방 △경제개발 및 협력 △통일 과정에 한국문화 적극 반영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들이 힘을 모아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 달성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6자회담이 한반도 통일을 위한 적절한 시스템인지 의문을 표시한 토론자도 있었다. 이하원 TV조선 정치부장은 “한국의 언론인으로서 6자회담을 다뤄왔지만 6자회담은 실패한 시스템같다”며 “북한은 굉장히 영리하고 6자회담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이 협력하면 북한의 핵무기를 억제할 수도 있지만 중국의 경우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그저 6자회담을 즐기는 것 같다”며 “6자회담이 그 의미를 잃었고 새 시스템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이먼 먼디 미국 파이낸셜타임즈 남북한 통신원도 6자회담과 한국인들의 통일 의지에 회의감을 나타냈다. 그는 “현 북한 정권이 평화통일에 동의할 가능성은 전혀 없고 유감이지만 김정은 정권의 전복을 통해서만 한반도 통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솔직히 통일에 대한 한국인들의 의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통일 후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 될 것을 우려하고, 미국은 통일 한국이 지금처럼 미국과의 동맹을 필요로 할 것인지 우려하는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이 한반도 통일을 열렬히 지원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싶다”며 “근대 역사상 가장 어려운 정치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 한반도 통일 논의에서 모든 당사자가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콘퍼런스에 앞서 이날 세계기자대회에서는 두 개의 특강도 열렸다.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첫 번째 특강에서는 유현석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이 ‘글로벌 시대의 공공외교’를 주제로 공공외교의 새로운 방향과 공공외교에 있어 미디어와 언론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두 번째 특강에서는 조태용 외교부 차관이 ‘한반도 평화통일과 국제관계’에 대해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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