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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권영길과 나아지는 살림살이 주관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언론의 역할’ 학술토론회가 열렸다. | ||
언론계·학계 전문가들은 12일 사단법인 권영길과 나아지는 살림살이 주관으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남북관계 개선과 언론의 역할’ 학술토론회를 갖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언론이 수행해야 할 역할과 언론 내부의 문제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제를 맡은 이원섭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는 “우리 언론의 남북문제 보도는 시대에 뒤진 냉전적 시각과 선정적 보도, 안보상업주의, 획일적인 보도 양상, 전문성 부족 등 문제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995년 8월15일 해방과 분단 50주년을 맞아 ‘평화통일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보도·제작 준칙’을 발표했듯이 우리 언론이 남북문제 보도 태도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며 “다만 어렵게 준비하고 채택한 이런 준칙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언론인들도 일정 부분 동의했다. 배성규 조선일보 정치부 외교안보팀장은 “언론이 기대만큼 역할을 해오지 못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보수와 진보언론이 이념적 편향성을 갖고 갈등을 증폭시켜왔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워낙 취재 환경이 제한적이라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것은 이해해줬으면 한다”며 “다방면에서 언론 교류를 하고 내부적으로도 관행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상훈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즈 기자도 “한국 언론이 한 진영 편에 가담해 같이 싸우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곤 한다”며 “취재가 제한되고 사실관계의 확인이 어렵거나 불가능하며 심지어 오보를 해도 비교적 별 탈이 없는 북한 뉴스의 경우 특정 이념으로 치우친 기사를 쓰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수 언론은 안보상업주의자라고 비난 받고 있는 한편 진보진영의 대북 논리에 대해 아주 냉소적인 사람들도 많다”며 “한국 사회는 새로운 매체의 등장을 갈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단 언론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이호규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언론은 북한을 호기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동물원 저널리즘’의 특징을 보인다”며 “이런 보도행태는 사회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은 사회와 유리된 것이 아니라 사회 안에 있다”며 “사회가 통일정책에 대해 합의돼 있지 않은데 어떻게 올바른 보도가 나올 수 있느냐”고 말했다.
새로운 대북 보도·제작 준칙을 만들자는 주장도 있었다.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은 “20년 전과 지금의 상황은 상당히 달라졌다”며 “새 보도·제작 준칙에서는 ‘혈연적 민족’이라는 키워드를 넘어서는 ‘남북 상호 발전을 위한 민족 개념’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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