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8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앞에서 KBS 보도국 간부가 밖으로 나올 것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KBS 김시곤 보도국장의 발언에 항의하며 차가운 길바닥에서 4시간이 넘도록 요구한 것은 단 하나. KBS의 진정성 있는 사과였다. 그러나 KBS는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8일 밤 10시30분께부터 다음날인 9일 새벽 2시20분까지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가족들이 요구한 것은 보도국장 발언에 대한 KBS 길환영 사장의 공개사과와 사과 내용 방송, 보도국장 파면 등 3가지.

가족들은 길환영 사장과 공개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길 사장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대신 임창건 보도본부장 등 몇몇 간부가 면담에 응했다.

면담에서 가족 대표단 10명은  길 사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했고 임 본부장은 "보도책임자인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의 거듭된 요구를 KBS가 거부하자 유가족들은 3가지 사항 관철을 위해 청와대로 가겠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9일 새벽 2시30분쯤 청와대로 출발했다.

유가족 대표단은 “보도국장을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한마디도 못들었다. 사장이 사과하지 않으면 진정성이 없는 것이다. 국민이 있어야 KBS가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시곤 보도국장은 세월호 뉴스특보가 한창이던 지난달 말, 여러 명의 후배 기자들 앞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국장은 “당시 발언은 ‘세월호 참사는 안전불감증에 의한 사고였으니 안전불감증에 대한 뉴스 시리즈물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한달에 500명 이상 숨지고 있는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일깨워야 한다’는 진의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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