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대북 쌀지원 관련 잇딴 거짓말로 신뢰 잃어

통일부가 남북회담과 관련한 잇따른 ‘거짓말’로 기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김형기 차관 등 통일부 관계자들은 9일 오전 중앙일보가 단독으로 ‘쌀 30만t 북 지원키로’란 제목으로 정부와 여당이 북한에 국내산 쌀을 차관형식으로 제공키로 합의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통일부 기자들의 확인요청에 “식량문제는 논의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김 차관 등은 더욱이 비슷한 시각 민주당 강현욱 정책위의장과 이낙연 정책조정위원장이 구체적인 쌀 지원 규모와 향후 일정 등을 발표했는데도 계속 “아직 결정된 것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결국 홍순영 통일부 장관이 같은날 국회를 직접 방문, 박명환 통일외교통상위원장과 통외통위 여야간사 의원들을 만나 쌀 제공과 관련한 정부 입장을 설명한 것이 확인된 뒤에야 김 차관 등이 기자실을 찾아 수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통일부 관계자들의 거짓말과 관련해 통일부 출입기자들은 김형기 차관에게 직접 항의의 뜻을 전달한 데 이어 10일자 석간인 국민과 문화가 각각 해설기사에서, 11일자 한겨레는 기자칼럼으로 통일부 관계자들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겨레는 기자칼럼에서 “일부 당국자의 이런 행태가 ‘국민과 더불어’를 입버릇처럼 외치는 대북정책의 신뢰도에 흠집을 내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 통일부 출입기자는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되풀이하는 것은 정부 당국자들이 대북 문제를 밀실에서 처리해 오던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10일 기자실을 방문, 공식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관은 지난달 중순께 열린 5차 남북 장관급회담 당시에도 북한의 식량지원 요청이 있었는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그런 너저분한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해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 김동원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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