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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가 지난 1일부터 신년기획 ‘통일이 미래다’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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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적 통일론 탈피한 야심작 평가…“흡수통일의 세련된 버전” 지적도
조선일보가 신년기획으로 ‘통일이 미래다’ 시리즈를 연속으로 보도하는 데 대해 언론계가 주목하고 있다.
조선은 지난해 7월부터 ‘통일’ 주제를 놓고 기획에 착수했다. 실질 작업은 10월부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연구원 등 10여개 연구기관에 연구용역을 맡겨 공동 기획했다. 또 △한반도 통합을 주제로 한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 개최(3월) △‘통일과 나눔 아카데미’ 설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통일이 미래다’ 시리즈를 총괄하는 배성규 조선일보 정치부 외교안보팀장은 “그동안 통일론은 흡수통일과 상호주의 통일 등 보수-진보의 이념적 통일론에 얽매여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며 “이번 기획은 통일이 경제사회적으로 남북에게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을 수치화해서 보여줌으로써 기존 통일론을 탈피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획취재는 최진욱 박사(통일연구원)가 2011년에 펴낸 ‘통일 진입과정에서의 북한 재건과정’ 논문의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논문은 한국이 주도하는 북한 재건 사업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써 북한의 체제전환 이후 새로운 지도부가 남북협력에 적극적으로 임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점진적 통일과 급변사태의 중간 시나리오로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 변환을 담고 있다.
김보근 한겨레 평화연구소장은 “조선일보의 기획시리즈는 북한체제의 불안요소 등을 반영한 세련된 흡수통일 버전으로 볼 수 있다”며 “진보개혁진영에서는 2000년 정상회담 이후에 통일론의 진전이 없는 상황 등을 반영한 야심작”이라고 평가했다.
황방열 오마이뉴스 선임기자는 “조선일보가 기존과 다른 접근방식을 택했지만, 기획에서 주로 주장하는 내용에서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북한의 노동력을 방패삼아 풀려고 하는 의도가 비춰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북한이 남북 간 비방중상 행위 중단 등을 요구했으나 우리정부가 공식적으로 거절하는 등 남북 교착상황을 이용한 북한정권 ‘비토론’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안정식 SBS 북한전문기자(북한학 박사)는 “결과적으로는 우리 체제로의 통일로 갈 수밖에 없겠으나 북한이 그 부분에 대해서 의구심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며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은 흡수통일이 다가온 것 같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성규 조선일보 외교안보팀장은 “정치, 외교, 안보를 포함한 통일론에서는 단 한발자국도 논의를 진전하지 못해 이를 제외하다보니 약점이 있다는 것은 안다”면서도 “분단 70년을 극복하고 통일에 무관심해진 젊은 층에게 통일론을 불 지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한 발언 등을 놓고 조선과 청와대의 ‘교감설’이 나오는데 대해 “초기 국책연구원에 위탁할 때만 해도 아무도 응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며 “정부와의 교감 하에 나오는 보도가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앞으로 조선은 ‘통일이 미래다’ 시즌1 기획이 마무리되면 △북한이 바라보는 통일 △통일과정과 절차 문제 △통일에 따른 민족 화합 및 격차 △통일 후 독일사례 등 국내외 취재를 병행하며 시즌제 형식으로 통일 시리즈를 다룬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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