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디어는 '혁명중'…신문 살길은 '창업가 정신'
'커넥티드 북' 기술로 특허 받은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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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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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초연결망사회’(micro-connected society)로 나아가고 있다. 세계인이 유튜브를 통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공유하고, 전자화폐 비트코인으로 세계 곳곳에서 결제가 이뤄지며 화폐장벽도 무너질 태세다. 오늘 아침에 나온 글은 바로 구문이 돼 버리는 그런 시대다.
사내에서 ‘행동형’ 기자로 꼽히는 손재권 매일경제 기자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1년간 공부하며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 1년에 수백 개씩 새로운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와 스탠포드에서 만들어지는데 스탠포드 컴퓨터과학과(CS, Computer Science)와 MBA의 어린 학생들이 ‘공동창업자(Cofounder)’나 ‘어드바이저’ 명함을 파고 기업들을 만들기 때문이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과 같은 혁신 기업도 이 같은 방식으로 나온 것이었다.
손 기자가 이번에 출간한 책 ‘파괴자들’은 내용과 형식에서 주목을 끈다. ‘파괴자들’로 명명되는 기업들의 혁신 내용과 더불어 종이책과 전자책의 장점을 결합한 ‘양방향 서적 콘텐츠 제공 방법’ (출원번호:10-2013-0132708)인 ‘커넥티드 북’ 서비스로 특허를 받은 형식이 바로 그것이다.
커넥티드 북이란 종이책 발간 이후 책 내용의 업데이트나 수정 등이 있을 경우 이를 전자책에 반영하고 독자가 직접 댓글 형태로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출시된 전자책(e-book)이 가지고 있는 툴이 아니라, 구글 드라이브를 이용해 참여를 가능케 했다. 종이책으로 산 독자들 가운데 15%가 참여할 정도로 이용률도 높다. 책의 저작권만 밝힌다면 글의 복사도 무한정 가능할 정도로 저작권을 전폭적으로 개방했다.
이 같은 공유형 서비스를 낸 데 대해 손 기자는 “저작권을 독점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책의 내용이 앙트러프러너십(창업가 정신) 등에 대해 강조하는 만큼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커넥티드 북은 종이책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책에 담긴 콘텐츠를 저자와 독자가 소통하고 관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입니다.”
처음 이러한 제안을 했을 때 출판사에서는 “책이 안 팔리면 어떻게 하느냐”며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손 기자는 출판사를 설득했다. 미래를 내다보자고 말이다.
“이제 콘텐츠는 ‘연결성’에 따라 기준이 바뀔 것입니다. 책이나 신문이 그래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등장으로 전자책이나 모바일 미디어가 나와서 종이책이나 신문이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종이책이나 신문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죠. 다만 신문이나 종이책은 ‘비연결 미디어’(Disconnected Media)로 재정의 될 것입니다.”
현존하는 전자책은 ‘반연결 미디어’(Half Connected Media)라는 게 손 기자의 생각이다. 전자책은 아직 종이책을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옮겨 놨을 뿐이다. 지금까지는 저자가 종이책 개정판을 내야 전자책도 업데이트 됐지만, 연결형 미디어에서는 얼마든지 업데이트가 가능하고 이로 인해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고 더욱 풍성해진다는 의미가 있다.
“말레이시아 출장을 갔을 때였습니다. 2006년에 출간된 여행책을 가지고 갔는데 식당, 음식정보, 입장료 등 정보가 바뀌어 있어서 불편을 겪었어요. 매번 여행 갈 때마다 새 책을 사야할까요? 연결형미디어에서는 독자들이 함께 정보를 업데이트시키면서 만들어 간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럴 필요가 없게 되는 거죠.”
손 기자는 언론사들이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GE, 스타벅스 등의 기업들이 비즈니스, 기술, 인간가치 등 세 가지를 융합시키며 ‘혁신’을 이끌어 낸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서점인 아마존이 130년이 넘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하고, 배달로봇 드론을 개발하는 이른바 앙트러프러너십(창업가 정신)이 신문업계에 특히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미국에서는 데이터 저널리즘, 뉴욕타임스에 의해 촉발된 스노우폴 저널리즘, 모바일 저널리즘 등이 풍성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언론학도 언론법과 같은 전통의 커리큘럼은 줄여가고, 소프트웨어 코딩을 배우고 있는 시대죠. 뉴스룸도 변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말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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