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의제설정 '소위' 어떤 조직인가

홍회장 제의로 구성… 여론 주도기능 강화

중앙일보가 우리 사회의 핵심과제나 이슈와 관련한 의제들을 만들고 지면에 반영하기 위한 소위원회를 지난 5월부터 가동해 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1일 창간 36주년 기념사에서 위원회 가동 사실을 처음 공개한 홍석현 회장의 지적대로 “우리 언론계 풍토에서 일찍이 없었던 일”이기도 하거니와 가판 폐지 등 중앙일보가 추진 중인 공세적인 지면 차별화 전략의 하나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내년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점을 감안, 사회 각분야의 중심적 과제를 제시해 여론을 이끌어 나가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중앙일보의 한 고위 관계자는 “홍 회장이 밝힌 ‘우리 얼굴을 가진 신문’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내년이 정권이 바뀌는 시점인 점을 고려해 우리 나름의 입장을 정리하고 어떤 목표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제시해 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런 전략적 목표 아래 장기적 전망을 갖고 구성된 특성 때문인지 사내 소식에 비교적 밝다는 한 소장 기자가 “그런 위원회가 있다는 사실을 회장 기념사에서 처음 알았다”고 말한 데서 보듯, 이 소위원회의 활동은 그 동안 장막에 가려져 있었던 게 사실이다. 홍 회장의 직접 제안으로 만들어져 수개월 동안 활동해 왔음에도 여태껏 명칭도 없는 것을 보면 외부의 관심을 의도적으로 피해 온 게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낳고 있다.

이 소위원회는 지난 5월 이후 논설위원들과 편집국 차장들 10여명으로 구성돼 모두 42개의 의제(아젠다)를 설정, 현재 이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의제를 다시 정치, 경제, 사회 남북관계 등 5∼6개의 분야로 나눠 5∼6명이 1개 분야씩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날짜를 못 박을 수는 없지만 먼저 설정된 의제의 경우 내년 초부터 리포트나 기획연재물로 나올 수 있다”며 “전체 윤곽은 내년 하반기에 종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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