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스트리밍' 시대…'내 손에 가까운 스마트폰' 방송 판도 바꾼다

미 스트리밍 드라마 에미상 3관왕 차지
'큐레이션' 서비스에 방송 편성 무력화
SNS 드라마도 등장 "모바일이 대세다"

“너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 봤어?”
“못 봤는데? 어느 방송사에서 하는 거야?”
“방송사가 하는 거 아냐.”

2013년 미국 상반기를 휩쓸었던 드라마는 ‘하우스 오브 카드’였다. 지상파나 케이블TV가 아닌 미국의 유료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만든 드라마였다. 전세계 40개국 33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이 업체가 만든 이 드라마는 제65회 에미상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비롯한 3관왕을 차지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파수에서 스트리밍으로”
드라마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연출한 데이빗 핀처 감독이 만든 블록버스트급 TV시리즈다. 아론 소킨의 HBO 드라마 ‘뉴스룸’에 필적하는 재미와 ‘웨스트윙’의 정치 드라마를 능가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작비는 자그마치 약1008억(1억 달러)이 투입됐다. 넷플릭스가 방송사가 없는 만큼 따로 방영시간을 정해두고 방송하지 않았다. 시즌1 13편을 모두 온라인 상에 올린 것이다.

손재권 매일경제 기자는 책 ‘파괴자들’에서 “넷플릭스가 미디어 산업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되고 있는 것은 비디오 콘텐츠(영화, TV시리즈)를 소비하는 방식을 주파수(지상파)나 케이블, 위성의 전송방식(broadcast)에서 스트리밍(internet streaming)으로 바꿔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이러한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에 가입해서 영화든 드라마든 몇 편을 시청하면 추천 엔진을 통해 볼만한 콘텐츠를 추천하기 때문이다. 최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추천 라디오 듣기’ 서비스가 각광을 받는 것처럼 ‘큐레이션’ 서비스를 하면서 방송의 편성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유무선통신 서비스업체 샌드바인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미국 유선 네트워크 다운스트림 트래픽의 3분의 1에 가까운 31.62%를 차지했다. 유튜브 점유율은 18.69%로 둘을 합하면 50%를 넘는다. 미국 가정이나 직장에서 재생되는 동영상 스트리밍 콘텐츠 10개 중 3개는 넷플릭스, 2개는 유튜브에서 재생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세계 최대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역시 콘텐츠에 투자해 유료채널을 만들고,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 ‘아마존’ 역시 프라임 회원을 상대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있다.

“25%가 스마트폰으로 방송 시청”
한국광고주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시청자중 71%가 TV로, 25%가 스마트폰으로, 4%가 PC로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늘어난 만큼 세분화된 시청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상파나 케이블 채널을 통해서만 보던 드라마들이 영토를 확장하며 웹이나 모바일에서 볼 수 있는 ‘웹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 같은 드라마의 특징은 스마트폰이라는 매체 성격에 맞게 15분 안팎으로 제작되고 있다.

오는 12일부터는 삼성그룹이 투자한 SNS 드라마 ‘무한동력’이 매주 화·목요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중과 만난다. 이 드라마는 주호민 작가가 쓴 네이버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그룹 2AM의 임슬옹, 달샤벳의 우희, 서프라이즈의 공명, 배우 안내상, 김슬기, 개그맨 최효종 등 출연진도 화려하다. 한 회당 10~15분씩 6부작으로 편성될 예정이다.

웹 드라마는 온라인 상에서 제공하는 비교적 짧은 분량의 드라마지만 내용과 영상미는 TV 드라마 못지않다. CJ E&M이 제작한 ‘20's 스무 살’은 드라마 최초로 초고화질(UHD) 촬영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촬영단계부터 특수영상, 컴퓨터그래픽(CG) 등의 후반작업까지 모두 UHD로 제작 중이다. 다음이 지난 5월 선보인 ‘미생’은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줄거리와 영상미를 인정받아 최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60분짜리 영화로 상영됐다. 미생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며 당시 누적 조회 수 300만 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다음은 지난달부터 다음TV팟과 스토리볼 앱에서 ‘러브포텐-순정의 시대’를 방영하고 있다. 아이돌 인피니트의 멤버 성렬과 포미닛의 남지현이 주인공을 맡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내년에는 이러한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드라마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웹 드라마를 비롯한 모바일 영상 콘텐츠는 유료 다운로드와 해외 판권 수출, TV 드라마화 등 활용도가 높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성윤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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