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카메라와 기자, '정직함'에서 통하죠"
[시선집중 이 사람] 10여년 필름카메라 사랑 김완기 G1 강원민방 보도국장
“필름 카메라는 결코 꾸밈이 없어요. 실수는 실수로 인정해야 하죠. 기자에게 한 번의 낙종이나 오보가 용납되지 않듯, 필름 카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제 인생과도 닮았죠.”
김완기 G1 강원민방 보도국장은 편리한 디지털카메라보다 ‘정직한’ 필름 카메라를 좋아한다. ‘사실’을 좇아온 21년의 기자생활처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고 그대로 담아낸 필름만의 가치와 독특한 매력 속에 빠진” 그는 필름에 “인간미와 감칠맛”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손에 잡은 것은 12년 전인 2001년. 당시 김 국장은 10여년의 신문 기자 생활을 접고 방송 기자로 새롭게 변신했다. 2001년 당시 GTB 강원민방 개국 멤버로 합류한 그에게 스틸 카메라는 방송 기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친구’였다.
스틸 카메라를 통해 프레임 속 대상에 대한 구도와 색감, 빛 등을 경험하며 방송기자로서 자연스레 ‘그림을 그리는’ 능력을 키웠다. “간접적으로 방송 영상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체득”했고 “쏟아지는 영상물의 홍수 속에 정지된 채 시간이 머물고 있는 스틸 카메라의 한 컷 한 컷은 동영상 이상의 함축적인 의미와 가치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필름의 엄정함은 이내 필름 카메라의 세계로 그를 이끌었다. 김 국장도 처음에는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배웠지만, 해가 지나며 무언가 아쉬움이 가슴 언저리에 남았다. 사진을 잘못 찍으면 바로 확인해 다시 찍을 수 있고, 이후 마음껏 보정할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본래 모습을 잃어버리게 해 진실이 아닌 것 같았다. 필름은 달랐다. 필름값, 현상비 등 물질적인 손실을 비롯해 “실수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했다. 실수를 그 자체로 인정해야 했고, 다음에 반복하지 않도록 머릿속에 꼭 기억해야 했다.
강원도 동해안의 석호(모래 등으로 바다와 분리되어 생긴 호수)로 촬영을 나갔을 때의 안타까움은 지금도 생생하다. 비싼 슬라이드 필름을 여러 통 쓰며 사진을 찍었는데, 순간의 실수로 물에 필름을 몽땅 빠뜨렸다. 필사적으로 건져 올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당시에 꽤 상심했죠. 그런데 필름 값이 아깝기보다 그 안에 담겼을 피사체를 전부 잃어버렸다는 슬픔이 더 컸어요. 조리개와 셔터 값을 잘못 매겨 망가진 필름은 물론 기구와 재료를 잘못 다뤄서 생긴 실패도 회복이 안 되죠. 그래서 신중하고 섬세하게 다뤄야해요.”
일선 현장으로 돌아가면 이루고 싶은 목표도 있다. 미래 가치가 있는 ‘한반도의 허파’ 강원도의 생태 분야를 깊이 파고들고 싶다. “삶을 기록하고 싶어요. 누구나 인물 사진을 찍을 수는 있지만 한 컷에 그 사람의 인생을 제대로 드러내기가 쉽지 않죠. 앞으로도 ‘사람과 인생’을 감싸고 있는 ‘대자연의 합일’을 사진으로 계속 표현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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