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씨에게 사과…그러나 밋밋한 방송은 싫다"

[인터뷰]'박종진의 쾌도난마' 채널A 박종진 앵커



   
 
   
 
장씨 ‘힐링캠프’ 발언후 반론 차원 섭외
“가족 사이 멀게 한 듯해 반성·사과한다”
생방송 어려움 많지만 편집은 왜곡 우려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쾌도난마)는 언론계에서 ‘문제적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법정 제재 4회, 지난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 활동기간 동안 6회(법정제재 5회, 행정지도 1회) 등 총 10회의 제재를 받았다.
박종진 앵커는 “내가 쓰는 언어는 터프하고 정제하지 않은 언어”라고 말했다. 서민입장에서는 풋풋하게 듣겠지만 식자층은 무식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만큼 대상도, 소재도 제한이 없다.
박 앵커를 지난 14일 채널A에서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장윤정씨 이야기부터 꺼냈다.

-“억울하면 장윤정씨도 나오시죠”라고 말했다고 해서 시청자들의 비난을 샀다.
“속상하다. 그렇게 표현하지 않았다.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겠나. 문제가 된 부분은 이렇다. ‘이 얘기가 사실이 아니다 싶으면 장윤정씨, 언제든지 박종진의 쾌도난마, 여기에 전화 주시면 저희가 언제든지 출연을 시키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한 것이었다. 또 방송 초반부터 출연한 모자의 이야기가 일방적 주장이라고 했다. 언론들이 영상을 보고 쓰면 좋겠다.”

-장윤정씨의 결혼을 앞두고 장씨의 어머니와 동생을 굳이 섭외할 필요가 있었나.
“장윤정씨가 SBS ‘힐링캠프’에 나와 마이너스 10억원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장씨는 기획사도 있고 언론을 접할 기회도 많다. 일방적인 주장만 나왔고 두 분은 약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우리 방송이 모녀와 남매 사이를 멀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반성하고 사과한다. 오해를 풀고 결혼하면 따뜻하게 가족들의 축복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섭외하게 된 것이었다.”

-지상파 프로그램이 부진했던 지난 대선에서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은 그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왔다.
“지상파는 신중하고 조심했다. 종편은 어차피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야 돼서 우리는 좀 과감한 시도를 많이 했다. 지난 1년6개월 동안 단 한 하루도 쉬지 않고 데일리로 생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도 그런 이유다.”

-‘쾌도난마’ 시청률은 2%대를 넘나드는 종편 대표 프로그램이지만 종편 가운데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황상민 교수의 생식기 발언, 윤창중 전 대변인이 안철수 전 대선후보를 향해 젖비린내라고 했던 것, 이봉규 시사평론가의 ‘종북부부’ 이런 발언들은 생방송이라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밖에도 섹스라는 단어 때문에 품위유지에서 걸린 것도 있다. 현실에서 쓰는 말들을 방송심의 규제를 조금은 풀어야 하지 않나. 심의가 정제 역할은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제재가 너무 엄격해 생방송을 하는 입장에서 조심스럽고 힘들다. 이 발언도 또 조심스럽다.”

-생방송을 하지 않으면 발언 수위를 조절할 수 있을 텐데. 고집하는 이유는.
“생방송은 거짓이 없다. 그러나 편집은 왜곡이 가능하다. 최근 내가 ‘또라이 기질이 있어야 한다’고 한 걸 모 매체가 ‘나는 또라이다’라고 썼더라. 편집을 하게 되면 왜곡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래서 생방송을 주장하고, 불가피하게 녹화를 하더라도 자르지 않는다. 제 방송을 보면 안다.”

-채널A가 이번 5·18 논란에서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인요한씨는 ‘쾌도난마’에 나와 5·18 북개입설에 대해 모독이라고까지 했는데, 다음날 ‘김광현의 탕탕평평’에서는 반대되는 북개입설을 주장했다. 콘트롤타워가 사실상 부재하다는 느낌이다.
“인요한씨는 당시 광주에서 간첩으로 보이는 사람을 잡아 군대에 인계했다고 얘길 해줬다. 그 당시 전단에도 김일성은 오판하지 말라고 했다. 동아일보에서도 이 내용을 받아썼다. 타 프로그램에서 출연진이 일방적인 이야기를 해서 문제가 된 것인데 자율권을 존중해주는 회사다보니 각 프로그램 마다 판단이 다를 수는 있다. 그게 민주주의 아닌가.”

-‘쾌도난마’의 장점이라면.
“시원하다고들 말한다. ‘내가 이 얘기를 하고 싶었는데’라고 한다. 민주당 의원들이 종편 출연 금지하는 게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와서 보면 흔히 생각하는 것만큼 막혀 있지 않다. 진보, 보수 다 살아 있는 곳이다. 위에서 지시 한번 받아본 적 없다. 민주당 의원들도 개인 친분 때문에 출연한 분들은 반론 하나 더 들어주려고 노력했고 집에 갈 때 다들 함박웃음을 지으며 돌아갔다.”

-‘쾌도난마’의 정체성은.
“모 여당 의원이 나와 ‘쾌도난마’가 새누리당에 안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 고승덕 전 의원이 나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돈봉투 발언으로 당을 결국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바꾸게 만들었고, 윤창중 전 대변인을 키워 청와대를 쑥대밭을 만들었다고 말이다. 진보좌파에게 상이라도 받아야 되는데 이런 내가 진보좌파에게 욕을 먹는 게 아이러니 아닌가.”

-박 앵커가 지향하는 이념은 보수인가, 진보인가.
“그동안 방송 진행자는 항상 중립이었다. ‘쾌도난마’가 다른 게 있다면 내 철학과 이 상황에서 옳다고 하는 걸 그대로 이야기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안티’도 있다. 보수에서는 좌파라고, 진보에서는 우파라고 비난한다. 대한민국을 좌우로 명확히 금 긋는 것은 난센스다. 정책에는 보수와 진보가 없다. 국민 최대다수가 행복한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좌파우파 논쟁은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방송을 어떻게 할 것인가.
“밋밋한 것은 싫다. 사실에 가장 근접하도록 노력을 할 것이다.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저것 생각하고 조심했다면 지금의 ‘쾌도난마’는 없었을 것이다.” 원성윤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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