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제 국민일보 회장을 비롯해 국민일보 전ㆍ현직 회장인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사주 일가가 소송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은 모두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조 목사의 차남인 조민제 회장은 지난 14일 사기 혐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조용기 목사(국민일보 명예회장)와 장남인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조희준 전 회장은 이미 지난 1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상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4형사부(부장판사 김용관)는 허위견적서를 제출해 신문발전위원회로부터 신문발전기금을 유용한 혐의로 조민제 회장에게 징역 8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신문발전 진흥을 위해 국고로 마련된 기금을 유용하고 제출한 견적서대로 시행하지 않은 것은 신문발전기금을 기망하는 행위”라며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한 점에서 죄가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2008년 조 회장이 신문편집시스템 개선 공사를 목적으로 신문발전위원회에 2억원의 발전기금을 청구해 편취한 혐의(사기)로 지난해 6월 불구속 기소했다.

조 회장은 그동안 “신문발전기금 청구는 정상적인 절차와 과정을 통해 진행됐으며, 발전기금 액수도 타 신문사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적게 받았다”고 해명해왔다.

재판부는 조 회장의 배임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2011년 조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경윤하이드로에너지에 45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기소했으나, 이날 재판부는 “배임을 위한 범죄행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유죄 판결에 조 회장은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상임이사로 있는 국민문화재단(국민일보 100%소유) 정관에는 금고이상의 형일 경우 집행종료 및 유예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는 임원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조용기 목사와 조희준 전 회장은 배임 혐의로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 150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 등)로 조 목사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지난해 9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 29명은 조 목사와 조희준 전 회장을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해 12월 조 전 회장을 기소한 후 조 목사를 ‘공범’으로 지목해 수사해왔다.

조 목사는 지난 2002년 조희준 전 회장의 아이서비스 주식 25만주를 적정가인 2만4032원보다 4배가량 비싼 8만6984원에 교회가 매입하도록 지시해 157억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국세청이 2004년 조 전 회장의 주식거래에 증여세를 부여했으나 조 목사가 허위 자료를 제출해 약 35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탈세 혐의도 제기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9일 “조 목사에 대한 어떤 법적 조치도 원하지 않는다”며 조 목사 기소에 유감을 표시했다.

조희준 전 회장은 지난 1월 대주주로 있던 넥스트미디어홀딩스의 계열사인 엔크루트닷컴의 35억원 자금을 유용한 혐의(횡령 및 배임)로 징역 2년형의 실형을 받았다. 조 전 회장은 지난 2001년에도 세금포탈과 횡령 혐의로 기소돼 2005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이 판결됐다.

한편 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의 횡령 건도 검찰 수사 중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김 모 장로는 한세대에 건립하기로 한 조용기 목사 기념관과 관련해 순복음교회의 지원 자금 100억원을 한세대가 본 목적과 다르게 유용한 혐의로 김 총장을 고발했다.

국민일보 김남중 노조위원장은 “언론사의 전ㆍ현직 경영자들이 재판을 받게 된 현실은 구성원의 입장에서 부끄럽다”며 “특히 조민제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국민일보를 대표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검찰 기소와 유죄 판결은 국민일보 명예를 훼손시킨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강진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