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창간 25돌을 맞아 지면 개편을 단행했다.
한겨레는 20일 ‘한 신문 속 두 세상’을 표방하며 지면 안에서 ‘빠른 뉴스’와 ‘느린 뉴스’의 균형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매일 매일의 뉴스를 빠르게 전하는 스트레이트 기사에 매몰되지 않고 기획 중심의 ‘느린 뉴스’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섹션, 스페셜콘텐츠, 탐사기획 등 콘텐츠 개편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내러티브와 스토리 중심의 사전 제작된 콘텐츠로 깊이 있고 차별화된 뉴스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이번 개편은 ‘테마면’을 신설하고 섹션을 본지에 통합한 점이 가장 큰 변화다. 요일별로 책, 교육, 생명, ESC, 문화로 월요일에는 ‘책과 생각’, 화요일에는 ‘함께하는 교육’, 수요일에는 ‘나는 농부다’ 등 스페셜콘텐츠, 목요일에는 ‘ESC’, 금요일에는 ‘문화랑’을 배치했다.
그간 월요일과 목요일에 따로 발행해온 ‘함께하는 교육’과 ‘ESC’ 섹션은 본지로 통합됐다. 대신 월~목요일까지 32면에서 36면으로 면수를 늘렸다.
테마면은 독자들의 1주일 생활리듬과 세분화된 관심사를 반영했다. 독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요구를 분석해 요일에 따라 재구성했다.
월요일에 책 지면을 배정한 점도 새로운 실험이다. 통상 신문들은 휴일을 앞둔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책 지면을 내고 있다.
정재권 에디터부문장은 “‘책’과 ‘생각’으로 한주를 시작하자는 역발상”이라며 “출판계 경향을 살펴보니 월요일에 실질적인 책 소비도 있고 기사가 나가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월요일 1면에 ‘한 주를 여는 생각’ 코너가 생긴 까닭이다.
테마면 내용도 각 분야별로 구체화했다. 책 테마에서는 교양, 어린이ㆍ청소년, 문학 등, 교육 테마에서는 대학 길라잡이, NIE, 사설 속으로 등이다.
화ㆍ수요일 지면에는 한겨레가 그간 온라인 콘텐츠로 생산해온 ‘스페셜 콘텐츠’를 새롭게 배치했다. 스페셜 콘텐츠는 대표적인 느린 뉴스다. 휴심정(종교), 물바람숲(환경), 사이언스온(과학), 베이비트리(육아) 등 한겨레 전문기자들과 외부 필진들이 만들어왔다. 여기에 텃밭 가꾸기 등 일상생활에서 농업을 실천하고 삶의 이야기를 다룬 ‘나는 농부다’와 사교육 문제를 다룬 ‘사교육 탈출’ 등의 새로운 콘텐츠를 더했다. 육아 문제를 다룬 베이비트리는 화요일 교육면에 함께 실린다.
빠른 뉴스도 심층성을 강화했다. 탐사기획의 성격을 띤 ‘뉴스 쏙’을 경제ㆍ사회ㆍ국제ㆍ지역ㆍ스포츠 면으로 영역을 넓혀 요일별로 번갈아가며 선보인다. 20일에는 ‘현장쏙’과 ‘수도권쏙’, 21일에는 ‘경제쏙’, 22일에 ‘사회쏙’ 등 다양한 의제를 제시했다.
오피니언면도 변화했다. 매주 금요일에는 6명의 원로 지성들이 쓰는 장문의 대형 칼럼이, 수요일에는 3명의 사내외 필자가 쓰는 에세이형 칼럼으로 채워진다.
정 에디터부문장은 “섹션이 본지로 들어오면서 주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자 했다. 이제는 독자들의 판단영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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