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사장, JTBC 보도 바꿀까
'균형·공정·품위·팩트' 4대 가치 역설…"종편 편향성 불식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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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신임사장이 13일 오전 서울 순화동 JTBC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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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JTBC가 MBC의 간판 앵커 손석희를 보도담당 사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시청률 등에서 타종편에 비해 약하게 평가받는 JTBC가 보도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손 사장은 13일 오전 9시10분께 자신의 승용차로 서울 순화동 JTBC로 출근해 간부들과 경영위원회 회의를 했다. 이날 회의에서 손 사장은 “균형, 공정, 품위, 팩트를 4대 가치로 한 방송뉴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손 사장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양 진영 간 골이 점점 깊어진다는 것”이라며 “언론이 그 틈을 메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다”면서 JTBC를 택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손 사장은 “JTBC가 공정하고 균형 잡힌 정론으로서 역할을 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면 큰 보람”이라며 “그 길이 나 개인뿐만 아니라 JTBC의 성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첫 출근한 손 사장은 보도국원 한 사람 한 사람과 인사하며 소탈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 사장은 보도국 기자들에게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며 “사장이라기보다는 보도국 선배로 대해달라”고 말했다. 손 사장의 집무실은 보도국 내에 약42.28㎡(14평) 규모로 설치됐다.
JTBC는 올해 초부터 보도국 산하 뉴스개선TF를 만들어 운영하며 손 사장 영입을 검토해 왔다. 특히 홍석현 중앙미디어네트워크그룹 회장이 최근 뉴스경쟁력 강화 방안을 보도국에 강하게 주문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손 사장은 JTBC 보도국 내 정비가 끝나면 곧바로 뉴스 진행에 나설 전망이다. JTBC 측에서 공식적으로는 “당분간 맡을 예정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을 뿐 사실상 메인뉴스 ‘JTBC 뉴스9’ 앵커를 맡게 될 것이라고 내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JTBC 보도국에서는 손 사장 영입에 대해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다. 오병상 JTBC 보도국장은 “손 사장의 영입으로 보도국 사기가 크게 올라갔다”면서 “앞으로 JTBC 방송 뉴스를 한 층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도국 한 기자는 “종편이라는 색안경을 손석희 사장이 오면서 털어버렸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있다”며 “시청자들이 손 사장마저도 몰아붙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지만 우리 뉴스도 편향된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JTBC는 제작국 산하에 있던 시사교양국을 보도국 산하로 이전해 손 신임사장은 뉴스, 시사프로그램 제작 등에 폭넓게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JTBC 한 관계자는 “손 사장에게 전권을 주고 보도와 관련한 전반적 사항을 주도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타사에서는 손 사장의 종편 이적에 대해 긴장하는 모습이다. 타 종편 고위관계자는 “거액의 연봉을 주며 종편 시장을 교란시키는 손 사장의 이적이 그리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며 “스타급 언론인 한 명 영입이 뉴스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사실 의문”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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