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편집국장 20여일째 공석

전임 국장 중간평가 불신임…후임 지명자 임명동의도 부결

경인일보 편집국장이 20여 일째 공석 상태다. 지난달 15일 윤재준 편집국장의 중간평가가 불신임된 데 이어 새로 지명된 이강범 상무이사의 임명 동의도 과반을 넘지 못해 지난달 30일 부결됐다.

경인일보에서 2002년 노사 단체협약으로 편집국장 임명동의제와 중간평가 투표가 실시된 이래 부결된 사례는 최초다. 6일에는 새로 지명된 박현수 서부지역 취재본부장에 대한 편집국장 임명 동의 투표가 다시 진행된다. 편집국장 임기는 2년이다.

윤재준 편집국장은 1년의 임기를 남겨두고 지난달 15일 실시된 중간투표 결과, 편집국 직원 115명 중 91%(105명)의 투표율에 찬성 46%, 반대 52%로 불신임을 받았다.

기자들은 이번 불신임의 원인이 잦은 인사이동 및 업무 과다와 소통 부족이라는 반응이다. 지난해 윤 국장이 특정 부서만을 위주로 형평성에 어긋나는 인사를 단행하면서 기자들의 불만이 쌓였다는 지적이다. 통상 연간 2번의 정기 인사를 해왔던 관례에 비춰 지난해에는 총 5번의 인사가 불규칙적으로 진행됐고 기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24일에는 인사 문제로 노조도 제작 거부 파업까지 돌입한 바 있다.

편집국의 한 기자는 “인사이동은 국장 혼자서 할 수 없는 만큼 윤 국장뿐만 아니라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결과”라고 말했다.

기자 업무 외적인 부담감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있다. ‘아줌마 축제’, ‘남한강 마라톤 대회’ 등 회사 자체 행사가 10여개가 넘는 가운데 기자들에게 출입처에 대한 협찬 및 내빈 초청 등의 부담이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30일 겸직으로 편집국장에 지명된 이강범 상무이사에 대한 투표가 62%의 반대로 부결된 까닭이다. 이 이사는 89%(102명)의 투표율 중 38%의 찬성을 얻었다.

또 다른 기자는 “광고와 매출의 최일선에 있는 사람이 편집국장을 겸직하면 기자들을 영업으로부터 보호하기는커녕 더 가중시킬 수 있다”며 “경영진과 직원들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줄 인물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편집국장의 공석이 업무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내부 관계자는 “합의 과정에서 기간이 소요되는 것일 뿐 과정상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실시하는 것”이라며 “내부에서는 문제를 스스로 거르려는 자정작용으로 평가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강진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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