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회 이 달의 기자상 선정경위
반향 큰 '굵직굵직한 기사' 우열 가리기 힘들어, 26건 출품 부문별 치열한 경합…주제의식 돋보인 작품 많아
대한매일 김명환 사진부장/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
104회 이 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26건이 출품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평상시보다 많은 출품에 언론의 역할을 일깨우고 사회적 파급과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기사가 대부분이어서 심사위원들은 호평 속에 심사를 마쳤다.
취재보도부문은 총 9건이 출품돼 인천일보의 [고위직 인사 집 절도사건], 대한매일의 [현대전자 주가 조작사건], 연합뉴스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 묘소 및 조선왕릉 3곳 훼손사건], 중앙일보의 [중국농산물 보따리밀수 인천항 세관서 눈감아준다] 등 심층보도 4건이 수상후보에 올랐다.
인천일보의 '고위직 집 절도...'는 고위직 공무원에 대한 우리사회의 불신풍조가 얼마나 뿌리 깊고, 공무원들에게 요구하는 큰 덕목이 도덕성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된 기사였다. 아울러 피해자들의 의견까지 충실하게 제시할 정도로 준비된 기사라는데 심사위원들이 의견일치를 보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한매일의 '현대전자 주가...'는 현대그룹이 언론에 최대 광고주이기 때문에 [기사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을텐데 기사를 지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제작진의 수고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다만 아직까지 검찰에서 수사 중인 점과 현대의 오리발 내밀기에 밀려 계속 기사화하지 못하고 있음이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돼 수상에는 미치지 못했다. 연합뉴스의 [충무공...훼손사건]은 사회적인 파장은 컸으나 우리나라의 장례문화와 풍수지리 관련,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결말이 났고 기사 마무리가 조금 모자랐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다. 연합뉴스의 [미국 상공회의소 내정간섭 수준 통상압력]은 취재하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인데도 다각도로 접근해 심층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상의회장이 기자회견을 가질 정도로 여론을 불러일으키고 정부가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문제점을 제시하여 후보작 대상에 올랐다.
8건이 출품된 기획보도부문에서는 중앙일보의 [비틀거리는 7대 사회보험]과 [규제개혁 아직 멀었다], SBS의 [집중분석-한국자동차], 서울경제신문의 [흔들리는 인재대국-미래가 무너진다], 대한매일의 [친일의 군상] 등 다섯 작품이 후보작에 올랐다.
[비틀거리는...]은 이해 당사자가 많아 보도 뒤 협박도 많았을 것이나 기획 자체가 너무 좋았다는 평이고, 국민연금과 연결시켜언론사상처음으로 과학적이고 입체적인 분석을 시도한 좋은 보도라는 심사위원 모두의 일치된 평가를 받았다. 또 [규제개혁...]은 규제완화를 맹신하다시피 하고 있으나 정부가 너무 규제완화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과 함께 환경보존과 경제질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후보작에 올랐으나 정부가 하는 방향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 제기되어 수상작에 뽑히지 못했다.
SBS의 [집중분석-한국자동차]는 TV가 아니면 기획을 할 수 없는 역작으로, 수출용 차와 내수용 차의 강판규격이 달라도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점과 차량 테스트 공인기관이 없는 취약한 상태에서 프로를 제작한 기자들의 노력이 호평을 얻었다. 서울경제신문의 [흔들리는...]은 기사의 튼튼한 짜임새와 더불어 무분별한 인력감축으로 인해 다른 직종으로 밀려난 연구단지의 연구원 등 고급인력에 대한 정체성 상실을 입체적으로 지적했으나 아깝게 수상하지 못했다. 또 대한매일의 [친일의 군상]은 취재원과 관련된 압력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으나 새로운 내용이 별로 없고 기존의 자료를 정리했다는 데 의미를 둔 것으로 해석되어 선정되지 못했다.
지역취재보도부문은 총 5건이 출품되어 부산일보의 [부산 아메리칸 센터 반환], 경기일보의 [가평 경찰서장 공짜땅 물의], 부산MBC의 [민항기 안전 흔드는 공군 관제횡포] 3건이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부산 아메리칸...]은 82년 문부식씨의 점거 등 한·미 불평등 관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가 반환된다는 사실에서 역사적 의의를 찾고 점용지 반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일반시민, 시민단체, 행정기관의 여론을 잘 포착한 작품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빨리 알린 속보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부산이라는 특정지역의 사안이었지만 중앙일간지들이 후속보도를 외면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가평 경찰서장 공짜땅...]은 소도시에서는 기자도 지역인사와 유착관계에서 벗어나기 힘든 게 현실임에도 기자 본연의 자세를 지키며 취재보도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그러나 일회성보도로 그쳐 아쉬웠고 조금 더 파고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 때문에 아깝게 선정되지 못했다. [민항기...]는 군의 특수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해 사실을 과감하게 문제화하고 민간에 대한 군의 횡포를 이슈화한 점을 크게 인정받았으나 지적한 내용이 새로운 사실이 아니고 같은 시기에 같은지역의언론매체에서 일제히 취재했다는 점에서 선정되지 못했다.
2편이 출품된 지역기획보도부문은 제주MBC의 [4·3 인권보고서-다랑쉬굴의 침묵(沈默)]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이 기사는 현대사의 의문으로 남아 제주도민에게 사상의 굴레를 벗겨주지 못하고 있는 제주 4·3사태를 인간의 존엄성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제의식이 돋보였다. 또 왜곡된 현대사를 바로잡기 위한 취재진의 노력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전문보도부문의 사진분야에 출품한 세계일보의 [국립 현충원의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와 경향신문의 [도심의 황조롱이]는 두 편 모두 공교롭게 조류취재였다.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동물과 함께 호흡하려는 노력과 심혈을 기울인 촬영이라는 점에서 두 편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고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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